[정석준의 취준생 P씨](11) 졸업 전 취업 성공한 비결은···#열정 #한계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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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0-07-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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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에서 내 한계가 어딜까 궁금해서 계속 도전"

  • "스터디·오픈채팅 이용해 많은 사람과 소통 시도"

  •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시 재정비

[편집자주] 올해 6월 기준 국내 취업준비생(취준생)은 약 123만명입니다. 누구나 이 신분을 피하진 못합니다. 준비 기간이 얼마나 길고 짧은지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취준생이라 해서 다 같은 꿈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각자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만 합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만은 같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려가는 취준생들에게 쉼터를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매주 취준생들을 만나 마음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응원을 건네려고 합니다. 인터뷰에 응한 취준생은 합격(pass)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P씨로 칭하겠습니다.


열한 번째 P씨(25)는 ‘공정기술 엔지니어’를 준비해 대학교 졸업 전 취업에 성공했다. 공정기술이란 공장의 설비와 조작을 다루는 기술이다. 공정기술 엔지니어는 이 기술을 이용해 제품 생산량을 맞추기 위한 공장의 전반적인 유지‧보수‧관리를 맡는다.

선호하는 회사로 대기업 몇 곳의 이름을 댔던 P씨는 얼마 전 합격 통보를 받았다. 올 여름 대학 졸업을 앞둔 P씨가 일찍이 취업에 성공한 비결은 ‘독한 열정’이었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싶어 시작한 공부가 습관으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P씨가 처음부터 공정기술 엔지니어를 꿈꾸고 대학에 입학한 것은 아니었다. P씨는 “대학 들어올 때 약학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왔다”며 “학교에 다니다 보니 마음이 변해서 군대를 일찍 다녀와 엔지니어 쪽을 준비했다. 추천이 아닌 스스로 찾은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목표를 정하고 곧바로 취업 준비에 돌입한 P씨는 복학 후 첫 학기에 20학점을 수강하고, 다음 학기에 22학점을 신청했다. P씨는 “군대를 다녀와서 한계가 궁금했다”며 “학점을 많이 신청했지만 성적이 잘 나오니 아직 내 한계를 확인 못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끝까지 공부에 도전해왔는데 이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도전을 이겨내니 '조기 졸업'과 '만점에 가까운 학점( 4.43)'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시험 기간마다 하루 20시간씩 앉아 공부하던 습관은 취업 공부를 할 때까지 이어져 장기적으로도 도움이 됐다.

목표 분야와 학과 전공이 달랐던 P씨는 4학년 직전 겨울방학부터 직무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와 강사가 올려주는 자료, 목표하는 회사가 출판한 직무 관련 책을 반복해서 보고 스터디 모임에 참여했다. P씨는 “내 전공 지식은 기억 안 나도, 준비한 직무에 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상반기 채용 시즌이 다가왔을 때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인·적성 시험에 몰두했다. P씨는 “하루 12시간 이상 투자하면서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은 다 풀었다”라며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 3분 즉석요리로 끼니를 때우고 공부했다”고 회상했다.

‘오픈채팅’도 적극 활용했다. 오픈채팅은 익명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SNS 서비스 중 하나다. 궁금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오픈채팅에서 사람들과 토론하며 메꿔갔다. 간편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에 만족한 P씨는 직접 100명 이상이 참여한 오픈채팅방 2개를 개설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P씨는 “오픈채팅에서 취준생들에게 ‘그런 건 어디서 알았냐’라는 소리를 많이 듣기 시작하면서 내가 직무 공부를 기본 이상으로 했음을 느꼈다”며 “인·적성시험도 사람들과 공부량을 비교해보니 내가 공부를 많이 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뜻밖의 변수 '코로나19'···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타공인 열심히 준비한 취준생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변수로 작용했다. 한 시즌에 30~40곳 정도 지원했다는 선배들과 달리 지원할 곳이 8곳에 불과했다. 뒤늦게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도 시험, 면접 등 대면 전형이 부담스러워 서류에서 많이 거르는 분위기였던 탓이다. 

하지만 P씨는 이 시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취업한 선배들과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그동안 준비했던 자소서를 다시 쓰고 지우고 반복하니 11차 수정본까지 나왔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한 건지 상반기에 P씨가 지원한 8곳 중 서류를 통과한 곳은 3곳이다.

이 중 2곳의 인·적성 시험을 통과하고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다. P씨는 인·적성 시험에 대해 “평소 시간을 줄여서 푸는 법을 연습했는데도 긴장해서 그런지 시간이 부족했다”며 “아무리 연습해도 실전의 긴장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면접 준비는 스터디 모임을 이용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시험 일정이 모두 연기돼 합격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면접 준비를 시작했다. P씨는 “예전 같으면 인·적성 시험 합격 커트라인이라도 알 수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불안감에 스터디를 했다”고 털어놨다. 실제 면접에서는 학점과 직무 관련 지식이 큰 호감 포인트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이다.

P씨의 마지막 목표는 대기업 임원이다. P씨는 “현장직으로 입사하게 됐지만 임원으로서 이 직무의 관리직이 돼 다른 부서랑 협력을 주선하는 임원이 되고 싶다”며 “인력자원을 컨트롤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밝혔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두려워 말고 많은 사람을 만나라’는 조언을 남겼다. P씨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내 시야가 정말 좁았다고 느꼈다. 맞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완전히 틀린 것도 있었고 스터디 모임에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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