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격화하는데…美기업들은 中과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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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7-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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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소재 업체, 구글 스마트 홈 제품에 부품 공급 계약

  • 애플도 최근 중국 제조업체의 아이폰 제조 허용

  • 미·중 갈등 악화일로 속 협력 강화하는 양국 기업들

신룬커지 [사진=진룽제 캡처]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미국 대표 기업들의 공급망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전자업체가 중국 기업 최초로 애플 아이폰 제조업제가 된 데 이어 또 다른 중국기업은 구글 공급업체 자격 조건을 획득했다.

23일 중국 경제매체 진룽제(金融界)에 따르면 중국 토종 소재업체인 신룬커지(新綸科技)는 최근 구글과 협력 계약을 맺고 구글 스마트홈 제품인 ‘네스트(Nest) 온도 조절기’에 장착되는 방폭필름을 공급하기로 했다.

네스트 온도 조절기는 기기가 스스로 실내 온도를 측정하고 에어컨 혹은 보일러에 명령을 내려, 실내 온도를 설정된 목표로 조정해주는 장치다.

진룽제는 신형 기능성 소재 분야에서 처음으로 구글이 중국 업체를 지정한 것은 처음이라며 기능성 소재 업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소개했다.

본래 신룬커지는 애플 스마트폰 스피커에 자사 방폭필름을 일찌감치 장착시켜 애플과 장기간 협력 관계를 맺어왔는데, 이번 구글과 협력으로 대형 미국 고객을 둘이나 확보하게 됐다. 게다가 구글의 주문량은 1500만대로 업계 최대 규모다. 향후 온도조절기뿐만 아니라 구글 스마트홈과 신룬커지의 공동 개발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신룬커지는 “구글 스마트 홈 부문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추가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룬커지는 중국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 등 주요 중국 기업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미국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미국 기업 공급망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중이다.

사실 최근 신룬커지 외에도 많은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미국 기업 공급망에서의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지난 17일엔 중국 전자기기 위탁제조 업체 리쉰정밀(立訊精密·럭스셰어)이 대만 윈스트론의 중국 내 아이폰 위탁생산 사업을 33억 위안(약 5687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 아이폰 생산에 참여하는 첫 중국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윈스트론은 이날 중국 내 아이폰 제조 자회사 2곳을 리쉰정밀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2곳 중 1곳인 쿤샨 공장은 아이폰만 생산하는 곳이다. 윈스트론은 페가트론, 홍하이(폭스콘)에 이은 대만의 3위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다.

그간 애플 에어팟 제조와 케이블, 충전기, 안테나 등 부속 기기 및 부품 생산을 맡았던 리쉰정밀은 최근 아이폰 조립 사업 진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수익성 높은 아이폰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기 위해 다른 부품 제조사들과 경쟁해 왔다.

애플도 리쉰정밀의 아이폰 생산을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위탁생산은 대만 폭스콘이 사실상 독점해오고 있는데, 애플은 최근 폭스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다만 윈스트론은 아이폰 제조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도 이와 관련해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아이러니한 점은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협력 강화가 양국 갈등이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이다.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은 홍콩 국가안전법(일명 홍콩보안법),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번졌다. 이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미국이 휴스턴에 소재한 중국 총영사관 폐쇄 명령을 내리고 중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국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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