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소은행 잦은 ‘뱅크런’ 단지 소문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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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7-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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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은행 망한다’ SNS 루머에 올해만 수차례 '뱅크런'

  • 당국 진화나섰지만 부실 대출 급증으로 '은행 위기론' 여전

중국 허베이성 헝수이은행에 예금 인출을 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진=중국 웨이보 캡처]
 

#중국 허베이(河北)성 헝수이(衡水)은행은 최근 ‘뱅크런(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을 우려한 대규모 예금 인출)’에 여러 차례 시달렸다. 온라인 상에는 예금 인출을 위해 헝수이은행 앞에 수십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허베이 당국은 ‘중소은행이 곧 망할 것’이란 헛소문 탓에 일어난 사태라며, 지난 13일이 소문을 퍼뜨린 용의자를 구금했다.

#지난달 16일 중국 산시(山西)성 양취안(陽泉)시 당국은 공고를 내고 “최근 시내 상업은행에서 대규모 인원이 예금 인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헛소문으로 빚어진 해프닝”이라며 “양취안시의 상업은행은 예금 지급 능력이 충분하니, 루머를 믿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 들어 중국 중소은행의 잇단 뱅크런 발생으로 당국이 직접 나서 이를 수습하는 상황이 부쩍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중국 간쑤성 간쑤은행에서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 바 있다.

중국 당국이 뱅크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는 건 ‘루머’다. 인터넷 상에서 중국 중소 은행에 위기가 올 것이고, 곧 망할 것이란 소문 탓에 고객들이 은행에 몰려 인출 행렬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잦은 소문과 뱅크런 사태의 반복에 ‘아니 땐 굴뚝에 나는 연기’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국의 말대로 해당 은행이 실제 위기를 맞은 건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뱅크런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건 금융업계 문제가 크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중국 금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19) 타격으로 경제 위축을 겪으면서 부실채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중국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이 중국 소형은행 43곳을 조사한 결과 이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1분기 말 2.48%로 집계됐다. 중국 상위 10개 은행의 부실대출이 평균 1.4%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도 지난 10일 중국 경기 침체로 은행들의 부실대출 급증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은보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잔액은 3조6000억 위안(약 620조600억원)이다. 연초 대비 4400억 위안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부실대출 비율은 0.08%포인트 증가한 2.1%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올해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8조 위안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도 중소은행이 3490억 위안 규모의 자본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우려로 뱅크런 사태가 확대될수록, 은행업계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중소은행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상황에서 잇단 뱅크런은 사회적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은행권의 상반기 신규 대출 규모는 12조 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내외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부실 여신이 늘어날 경우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은행이 속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소 은행들에게 뱅크런 타격은 엄청나다. 가뜩이나 어려운 운영 상황에서 예금이 대규모로 인출되면, 파산에 이를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개인 기준 10만 위안(약 1700만원) 이상의 거래에 대해 미리 신고하는 정책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허베이성의 경우, 소매업자와 사업자에게 2년 기한으로 대규모 인출이나 예금을 미리 신고하도록 하는 정책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이같은 제도는 올해 10월 저장성과 선전에까지 확대돼 7000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개인이 아닌 사업체들은 50만 위안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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