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엇갈리는 백선엽 평가, 한ㆍ미의 역사 인식 차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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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7-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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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동맹 기반이며, 미군이 가장 존경한 한국군"

  • NYT "친일파 이력에 가장 논란되는 인물 중 하나"

대한민국 최초의 4성장군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별세 소식에 미국 언론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은 10일(이하 현지시간) AP 통신 기사를 인용해 백 장군 부고를 발빠르게 전했다. 홍콩 기반으로 발행되는 영자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백 장군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 영국 매체인 텔레그래프도 백 장군의 일대기를 자세히 소개하며, 최근 일고 있는 한국 내 현충원 안장 논란도 보도했다. 

특히 미국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군인신문인 '스타스앤드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 역시 별세 소식이 알려진 10일 부고 기사를 실으면서 백 장군의 업적과 인생에 대해 자세히 알리는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백 장군은 미군과의 긴밀한 관계를 지속했으며, 2013년 명예 미 8군 사령관에 임명되기도 했다"면서 "백 장군 생존 당시에도 가까운 관계를 이어갔던 로버트 에이브러험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별세 소식에 추모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에이브러험스 사령관은 성명에서 "백 장군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데 커다란 공을 세우신 분이다"면서 "백 장군은 영웅이자 국가적 보물(treasure)이며,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도 트위터를 통해 "지도자이자 애국자이며 정치가였던 백 장군은 현대 한미동맹 구축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욕타임스 온란인 캡처 ]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백 장관의 일생과 최근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의 첫 4성 장군이자, 한국군과 미군 사이에서 전쟁의 영웅으로 떠받들여졌으며, 동시에 한국 내에서는 '배신자'라는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던 백 장군이 99살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NYT는 백 장군에 대해 "한국전에서의 공로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는 평가가 매우 엇갈리는 인물이었다"면서 "지난 2009년에는 친일민족반역자 명단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백 장군을 영웅이냐 배신자로 보느냐의 차이는 현대 한국사를 보는 한국과 미국의 다른 시각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군에게 백 장군은 한국 군인 중 가장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다. 미국 최고 사령관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백 장군을 초대하는 자리를 꼭 만들 정도였다고 NYT는 전했다. 

이는 6.25 전쟁 초기 국군 1사단장으로 다부동 전투 승리를 이끌었던 공로를 미군이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 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백 장군이 이끌었던 부대의 승리는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고 미군이 한강 이남에서나마 주둔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백 장군은 불과 33세에 1953년 1월 육군 대장으로 진급했고, 국군 역사상 최초로 4성 장군에 올랐다. 육군참모총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합참의장 등을 지냈다. 이후 대만, 프랑스 대사 등을 지내기도 했다. 

NYT는 "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은 이같은 (미국군의) 정서를 공유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에서 실시된 여론 조사도 소개하면서 백 장군을 둘러싼 논쟁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친일 이력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해방 전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것은 한국인이 백 장군을 '배신자'라고 평가하게 된 이유라고 외신은 소개했다. 

신문은 또 이같은 '반감'은 여론 조사에서도 드러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일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친일행위자에 대한 현충원 이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54%가 '한국전쟁 등 다른 공이 있어도 친일행위자는 현충원에서 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장을 반대한다는 답변은 32.3% 였다. 

NYT는 당시 여론 조사는 백 장군의 국립묘지 안장을 두고 논쟁이 발생했을 때 실시됐다면서,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도 찬반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 해리슨 주한미국대사는 트위터에 자신이 백 장군 앞에서 무릎 꿇고 있는 사진을 게재하며 "
한국 최초 4성 장군에 올랐던 백선엽 육군 예비역 대장의 지난 밤 별세 소식에 마음이 아픕니다. 지도자이자 애국자이며 정치가였던 백 장군은 현대 한미 동맹 구축을 주도했으며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라는 말도 남겼습니다.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백 장군님이 그리울 것입니다."라는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해리 해리슨 주한미국대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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