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질서의 대통령' 트럼프, '비선 실세' 40년 지기 친구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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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7-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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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판 정치 공작꾼' 로저 스톤, 러시아 스캔들·클린턴 이메일 유출 핵심 인물

  • "최악의 대통령, 닉슨도 하지 않은 일"...백악관·공화당서도 "부패·자멸" 비판

로저 스톤.[사진=AP·연합뉴스]

지난 10일 밤(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0년 친구이자 비선 정치 참모인 로저 스톤(68)을 감형하는 사면령에 전격 서명하면서 미국 대선 정국에 거대한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로저 스톤은 정치적 마녀사냥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사기극'에 휘말린 것"이라면서 "정의를 바라는 미국인들은 이번 결정을 극도로 행복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0년대부터 트럼프 개인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며 유명 정치 공작꾼으로 이름을 날린 스톤은 지난 2016년 대선 캠프의 정치보좌관을 역임했다. 당시 발생한 러시아 스캔들로 그는 지난 2월 40개월 형을 선고받고 오는 14일 연방 교도소에 입소할 예정이었다.

러시아 스캔들이란 러시아 정보기관이 해킹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수만 건의 이메일을 트럼프 대선 캠프가 위키리크스에 공개한 사건이다.

로저 스톤 사면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기소 취하에 이어 두달 만에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측근을 사면했다. 그는 또한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과 조지 파파도풀러스 전 외교정책 보좌관에 대해서도 사면을 시사한 상태다.

미국 외신들과 정치권은 법과 정의를 부르짖던 트럼프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훼손했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행태 중에서도 측근 보호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한 조치"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워터게이트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조차 감히 건너지 못한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수치심을 모른다"면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거나 불리한 사안을 매번 금요일 밤에 발표한다"고 꼬집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를 '법치 모독'으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마피아 두목", "무법 대통령"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충격적인 부패행위이자 뻔뻔한 부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의회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경고했다.

작년 1월 스톤을 체포해 기소한 뮬러 전 특검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스톤이 감옥에 가지 않더라도 그의 유죄선고는 변함없다"고 강조하며 '러시아 스캔들'을 '러시아 사기극'으로 축소하려는 트럼프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공화당 내부와 행정부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역사에 길이 남을 부패 행위"라면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위증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범죄자를 감형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대로 재판 과정에서 스톤의 구형 수준을 낮춰 '사법 방해' 논란을 일으킨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측근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부 업무를 사실상 마비시켰다"고 반발하며 사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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