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건 "최선희 낡은 사고방식" 비판 무반응…멸사복무 강조만

정혜인 기자입력 : 2020-07-09 08:53
北 노동신문, '멸사복무' 간부 단속하며 민심 다잡기 '최선희 비판' 등 비건 美 부장관 방한 언급은 없어

북한은 김일성 주석 26주기를 즈음해 주민들이 전국 각지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고 경의를 표시했다고 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을 통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에 오기 전부터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 없다”며 민감하게 반응했던 북한이 침묵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비건 부장관 방한에 대한 언급 없이 인민들의 김일성 북한 주석 사망 26주기(8일) 추모와 당 당국자들의 경제건설 행보, 정면돌파전 관철을 위한 사상 강조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신문은 이날 ‘실지 덕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기사에서 “멸사복무기풍을 남김없이 발휘해나갈 때 이 땅에는 노동당 만세 소리, 사회주의 만세 소리가 더 높이 울려 퍼지게 될 것”이라며 간부들에게 ‘멸사복무’ 정신을 강조했다.

‘멸사복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5년 당 창건 70주년(10월 10일) 기념 연설에서 강조한 말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인민대중에 대한 멸사복무는 노동당의 존재방식이며 불패의 힘의 원천”이라고 했다.

신문은 “대중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그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에 대하여 정확히 알아보아야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 일을 설계하고 작전하며 실천해나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 정책에 대하여 말로만 외우면서 그 집행을 위한 사업을 눈가림식으로, 요령 주의적으로 하며 당 정책이 집행되지 않아도 그만, 자기 단위가 추서지 못해도 속수무책인 일꾼은 일꾼으로서의 자격은 물론 전진하는 우리 대오에 있을 자리조차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간부 단속으로 민심을 다잡고 이를 통해 정면돌파전의 추동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을 현지 요해(파악)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신문은 또 박봉주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평양종합병원 건설장 시찰 소식과 신의주 가방공장 내부 모습 등을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박 부위원장의 평양종합병원 건설장 방문 소식을 전하며 “평양종합병원을 훌륭히 일떠 세워 우리 인민들에게 선물로 안겨주려는 당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건설자들은 충성의 돌격전, 치열한 철야전, 과감한 전격전을 벌리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과 지난 2일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논의된 평양종합병원 건설 박차 및 보건의료 역량 강화 실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노동신문 주요 기사 속 대외메시지는 없었다. 특히 전날 비건 부장관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비판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사진공동취재단]


비건 부장관이 전날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최 제1부상이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최선희 제1부상이나 존 볼턴 대사(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로부터 지시를 받지 않는다”면서 이들이 “무엇이 가능한지 창의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부정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에만 집중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에)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 “나는 최선희 제1부상의 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 등의 언급은 없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교 대학교 교수는 전날 “북한은 알맹이 없는 비건의 방한을 비난하고 미국과의 대화 거부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님을 항변하는 담화를 낼 수도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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