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정거래법 개정안 밀어붙이기 "투자금으로 지분확보 하라는 꼴

전환욱 기자입력 : 2020-07-08 00:00
재계 "기업 경영권 위협·투자 위축" 강력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이하 공정거래법)을 재추진하며 '기업 옥죄기'를 넘어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재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의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7일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국회 도서관에서 '코스피 3000 박용진 3법'의 일환으로 공정거래법 관련 토론회를 열고 공정거래법 입법 작업에 나섰다.

박 의원은 "규제는 시장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스타트업 등 행위자들의 입장에선 너무나 당연한 규칙"이라며 "우리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것 역시도 규제가 경제 가이드라인으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을 대표 발의했다.

그가 발의한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지분 의무보유비율 상향 조정(상장회사 30%·비상장회사 50%)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한 피해 발생 시 법원에 해당 행위 중지 요청하는 '금지청구권제' 도입 △공정거래법 위반 과징금 가중 규정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와 발맞춰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내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법은 민주당의 공약이자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법안이다. 박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문 대통령의 공약집을 두고 "바이블"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11일 "민주당은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공정경제 입법을 21대에서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전속고발권 폐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확대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 요건 강화 등으로 구성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보유 비율이 상향 조정되면,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이때 투입된 비용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으며, 자회사 추가 설립에도 부담이 증가해 신규 사업 진출에 제약이 걸릴 수 있다.

이에 재계는 공정거래법이 기업 지배구조를 흔드는 법안이며 결과적으로 기업의 투자 및 고용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 반발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은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가 많다"며 "어떠한 경제학적인 근거도 없이 이념적 측면으로 접근해 기업을 규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회사 지분 의무보유비율 상향 조정에 대해 "활용하지도 못하는 자회사 지분을 갖기 위해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업 결합에 있어서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일관성 없는 정책 기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초창기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전환이 수월하도록 지원했는데, 그렇게 전환된 지주회사를 오히려 옥죄는 방향으로 법안을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왔다갔다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일부 대기업은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수조원의 지분을 다시 매입해야 한다"며 "기업이 투자해도 시원찮을 판에 지분을 확보하는 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상법 전문가 또한 민주당의 공정거래법 개정 작업에 우려를 표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민주당이 경제 민주화·경제 개혁을 위해 변혁을 가했다고 하지만 전형적인 보여주기식"이라며 "실상은 기업을 도와주는 측면은 하나도 없고, 기업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쪽으로만 간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특히 "지주회사 제도 자체를 문제 삼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며 "기업이 순환출자를 하든 지주회사를 하든 회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이것까지 국가가 관여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상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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