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피자헛 파산?] ②'무너진 피자헛, 불타는 웬디즈'...코로나는 프랜차이즈에 저주?

최지현 기자입력 : 2020-07-03 17:10
봉쇄령으로 매장 폐쇄, 매출 급감 이어져...방역 비용만 월 7500만 달러 10억 달러 부채에 천문학적인 추가 손실...재봉쇄 감당 불가, 파산 감행
미국 코로나19 사태로 피자헛과 웬디즈 등 미국 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최대 규모의 프랜차이즈 운영사 한 곳이 그간 쌓여온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하면서 외식산업 구조 변화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모양새다.
 

미국 피자헛 간판.[사진=연합뉴스]

"이미 빚 1조원인데 월 9억씩 쌩돈 나가"...코로나 치명타에 임계점 넘어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국의 최대 프랜차이즈 운영업체인 NPC인터내셔널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의 연방남부지법원에 연방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올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NPC 파산에 결정적인 치명타를 날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NPC는 현재 9억3000만 달러(약 1조1162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앞서 지난 2월에도 8억 달러(약 9601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기도 했다. 

모회사인 얌!브랜드는 WSJ에서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NPC에 쌓여왔던 부채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면서 "특히 피자헛 사업은 경쟁업체보다 뒤쳐진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품질로 어려움에 처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피자헛은 1962년 첫 문을 연 후 배달 서비스도 처음 시작한 만큼 미국 최대 프랜차이즈로 성장했지만, 미국 현지에선 경쟁사에 비해 과거 가족 단위의 고객이 방문해 식사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후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피자 등 미국 내 강력한 경쟁 상대가 나타나고, 최근 우버이츠·도어대쉬·그럽허브 등 음식 배달 플랫폼 비지니스까지 활성화하자 피자헛의 미국 외식시장 점유율은 나날이 추락했다.

얌!브랜드는 NPC 피자헛 사업부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속 불가능한 비지니스"를 이어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피자헛은 미국 전역의 매장을 배달과 포장에 특화하도록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 데다 경쟁이 심한 지역에서는 가격 경쟁을 심화했다. 실제 얌!브랜드의 올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피자헛의 매출은 3개월 동안 9%나 하락했다.

미국 코로나19 사태는 NPC 운영에 치명타를 날렸다. 미국 전역의 대대적인 봉쇄령 조치에 각지의 매장도 영업을 중지하고 폐쇄에 들어가자 매출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도축장 노동자들의 집단 감염으로 미국 내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육류 가격이 급등한 것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위기를 부채질했다.

실제 처키치즈나 르 뺑 코티디앙 등 다수의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일찍감치 파산했지만, 그간 배달과 포장·드라이브 스루 판매 방식 전환에 대응해온 피자헛은 5월 초 매출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10대 고객 점유율도 높아지는 등의 호조를 보였다.

다만, WSJ와 FT 등은 NPC 피자헛 사업부가 방역과 폐쇄 매장 유지 비용 등 코로나 사태 관련 지출만 매월 75만 달러(약 9억원)에 달했다면서 매출 상승세가 파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 각지에서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며 감염 위험도가 높은 식당 등의 영업을 다시 금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자 결국 NPC는 파산보호 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장 재폐쇄로 입을 손실액이 천문학적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파산법 11조에 따라 기업 재무구조를 개편하는 동안에는 법원의 감독과 보호 아래 파산 걱정없이 매장 영업을 이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에서 NPC의 또다른 주력 매장인 웬디스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흑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 국면에서 웬디스의 운영사인 무이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보덴슈테트가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에 44만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지원한 것이 알려지면서 불매운동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웬디스는 끝났어(#Wendysisoverparty)'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올리며 불매운동을 주도했다. 조지 플로이드가 생전 거주했던 지역이자 항의 시위를 처음 시작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등 중심 시위 지역에선 시위대가 웬디스 매장을 습격해 방화하는 등의 부침도 겪었다.

존 웨버 NPC 피자헛 사업부 CEO는 이날 파산 보호 신청과 관련한 성명에서 "막대한 부채 비율과 비효율적인 영업 방식을 개선해야 하는 기존의 과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더욱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인종차별 시위대가 웬디즈 매장을 습격하고 방화한 모습.[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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