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피자헛 파산?] ①"빚만 10억 달러"...미국 최대 프랜차이즈 운영사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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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7-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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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자헛·웬디즈 등 운영 NPC인터내셔널, 美 연방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

  • 1962년 설립 '오래된 브랜드'...우버이츠 등 배달 플랫폼까지 경쟁 심화

미국 코로나19 사태로 피자헛과 웬디즈 등 미국 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최대 규모의 프랜차이즈 운영사 한 곳이 그간 쌓여온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하면서 외식산업 구조 변화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모양새다. 
 

미국 피자헛 매장 간판.[사진=AP·연합뉴스]

'규모는 美 최대라도 뒤쳐진 브랜드'...경쟁 심화에 지속불가능한 경영, "부채만 10억 달러"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국의 최대 프랜차이즈 운영업체인 NPC인터내셔널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의 연방남부지법원에 연방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캔자스주에 소재한 NPC는 미국 30개 주와 워싱턴DC에서 1225개의 피자헛 매장과 미국 3대 햄버거 체인인 웬디스 매장 385개를 운영 중이며, 7500명의 정규직 노동자와 2만8500명가량의 파트타임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피자헛 매장은 7100여개 정도로 NPC가 6곳 중 1곳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NPC의 모회사는 음료 생산업체인 펩시코에서 분사한 '얌!브랜드'로 또다른 패스트푸드 체인인 KFC와 타코벨 등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9억3000만 달러(약 1조1162억원)의 부채를 지는 NPC는 오는 24일까지 얌!브랜드 등 채권단과 협의해 채무를 줄이는 대신, 피자헛 사업을 개편하거나 웬디즈 체인을 매각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매체는 협상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NPC는 피자헛 매장 일부를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서비스사인 코웬그룹의 앤드류 찰스 애널리스트는 CNBC에서 "NPC가 피자헛과 웬디즈 등의 체인을 매각할 경우 얌!브랜드는 연간 5억220만 달러의 로열티 수입이 끊기고 주가도 주당 13센트가량 평가절하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피자헛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파산보호 신청은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기회"라면서 "향후 장기부채를 줄여 자본구조를 강화하고 매장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NPC는 앞서 지난 2월에도 8억 달러(약 9601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기도 했다. 매해 늘어나는 부채에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는 작년부터 NPC의 신용등급을 여러 차례 하향조정했고, 2월 디폴트 선언 당시 무디스는 NPC의 등급을 'Caa1'에서 'Ca'로 3계단이나 내리면서 사실상 회복 가능성이 없는 '정크'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회사인 얌!브랜드 역시 WSJ에서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NPC에 쌓여왔던 부채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면서 "특히 피자헛 사업은 경쟁업체보다 뒤쳐진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품질로 어려움에 처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피자헛은 최근 외식 트렌드에 맞춰 미국 전역의 매장을 배달과 포장에 특화하도록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 데다 경쟁이 심한 지역에서는 가격 경쟁을 심화했다.

얌!브랜드는 NPC의 재무구조를 두고 "지속 불가능한 비지니스"를 이어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얌!브랜드의 올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피자헛의 매출은 3개월 동안 9%나 하락했으며, 올해 반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또다시 급감하자 업계는 NPC 파산에 결정적인 치명타가 날아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6월 본격화한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세로 각지에서 재봉쇄와 식당 영업 규제가 부활할 조짐이 보이자, NPC는 천문학적인 손실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결국 파산 보호 신청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NPC의 파산 보호 신청에도 NPC 소유의 미국의 피자헛과 웬디즈 매장은 문을 닫지 않을 예정이다. 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라 연방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관계를 해결하는 동안에도 기업은 매장 영업 등 사업 운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피자헛 매장은 'KHI'가 설립한 '오차드원'이 운영권을 가지고 있어 미국 NPC 파산 신청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자헛 경쟁사인 도미노피자 선보인 피자 배달 드론.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외식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와 경쟁 심화로 각종 자구 방안을 모색 중이다.[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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