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사장…'노조 리스크'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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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7-0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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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력근무제 시행에 일부 노조 반기

  • 렌털방문 관리인력 단체교섭 요구도

  • 권 사장, 취임 반년…위기 돌파 주목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권봉석 사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노조와의 잇따른 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에어컨 대란'을 막기 위해 시행한 탄력근무제에 일부 노조가 반기를 든 데다 렌털 방문관리 인력들이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등 노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최고경영자(CEO) 취임 반년을 맞는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어떻게 이를 돌파할지도 주목된다.

30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LG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22일 사측에 휴일·연장 근로 지시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가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탄력적 시간근무제다. LG전자는 5월부터 오는 10월까지 3개월 단위로 두 차례 탄력근무제를 적용하기로 한국노총 산하 노조와 합의한 바 있다. 근무 시간 기준이 주간이 아닌 3개월로 늘어남에 따라, 3개월간 연장근로를 포함한 총 624시간 내에서 유연하게 근로시간을 배분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회사의 사정상 긴급하게 부득이한 경우를 여름 성수기로 지정해 탄력근무를 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여름 폭염이 예상되면서 에어컨 애프터서비스(AS) 수요 또한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탄력근무 시행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측은 올여름 AS 평균 지연일을 기존 5일 이상에서 2.5일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민주노총 노조는 "해마다 있는 성수기는 '긴급하게 부득이한 경우'로 볼 수 없으며 연장 근로를 위해선 개별 서비스 엔지니어와의 개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시에 응하지 않는 소속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줄 경우 노조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종업계 노조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도 공동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순항하던 렌털 사업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지난달 18일 LG전자의 렌털 방문관리 인력인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민주노총 산하 노조를 결성하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케어솔루션 노조 결성의 불씨가 된 것은 수수료 문제다. '특수고용노동자'인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기본급 대신 건당 수수료를 받는데, 지난해 LG전자 일부 정수기 제품의 경우 단열재 교체 작업 수수료가 건당 3000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수수료가 지나치게 낮으며 기본급을 도입해야 한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터진 것이다.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LG전자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하이엠솔루텍 소속이다. 하지만 이들은 실질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는 주체를 LG전자로 보고, LG전자에 단체교섭권을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LG전자 측은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자사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노사 갈등이 이어지면서 LG전자는 내심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새로운 노조가 연이어 설립되면서, 상생을 강조하는 고유의 '노경(勞經)' 문화도 과거 유산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2분기 실적에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부 악재까지 겹치면서 '이중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TV 및 생활가전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TV 사업만 따로 볼 경우 작년 동기의 4분의1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LG전자는 이달 초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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