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등장 후 달라진 北, 대남 비방 없이 ‘정면돌파전’ 강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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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6-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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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신문, 이틀째 탈북자·남측 정부 비난 기사 無

  • '6·25전쟁 70주년' 기념하며 정면돌파전 관철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對南) 군사행동 계획 보류’ 발표 이후 북한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 발표 이후 연일 대남 비난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보류 결정’이 전해진 지 이틀째인 25일 현재 노동신문 속 대남 비난 기사는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노동신문은 이날 ‘6·25 전쟁’ 70주년을 기념하면서도 대남 비난 대신 조국 수호 정신 등을 언급하며 정면돌파전을 강조했다.

신문은 ‘조국 수호 정신은 주체조선의 넋이며 필승의 무기이다’라는 사설을 통해 “지금 적들은 우리가 6·25를 잊고 마음의 탕개를 늦추는 그 순간을 노리고 있다”며 체제 수호를 강조하고, 경제발전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신문은 “새 세대들이 혁명대오의 주력을 이루고 있는 오늘 조국 수호 정신의 귀중성은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며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1950년대 전시 공로자들처럼 자력갱생, 견인불발하여 오늘의 정면돌파전에서 영웅 인민의 기상과 본때를 힘 있게 떨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젊은 층의 사상 무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자라나는 새 세대들 속에 혁명 의식, 계급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교양 사업에 특별한 주목을 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1∼3면 대부분을 할애해 관련 기사를 실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6·25 전쟁 당시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 궐기대회, 군중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총을 든 군인들이 앉아있는 모습, 입영지원서를 내는 청년들.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신문은 “혁명의 전 세대들이 어떻게 조국을 지키고 삶의 터전을 다져왔는가를 깊이 새겨주어 그들이 혁명의 대, 계급의 대를 굳건히 이어나가도록 하여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인민군대는 반제군사 전선의 전초병”이라며 “만단의 전투동원태세에서 적들의 책동을 예리하게 주시하며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철벽으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군의 역할도 강조했다.

반면 지난 23일까지 전해졌던 ‘대남삐라(전단) 살포 투쟁 준비 현황’ 등 탈북자와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 메시지는 없었다.

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를 결정함에 따라 북한 매체들도 대남 비난을 자제하며 다시 기존의 사상 강조에 매진하는 듯하다.

한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대남 군사행동을 철회하라’고 말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향한 비난 담화를 내놨다. 다만 ‘인간쓰레기’ 등 막말이 난무했던 이전 담화보다는 비난 수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김 부위원장은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도가 넘는 실언’이라 매우 경박한 처사였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공식적인 대남 입장발표에서 다시 이런 험한 표현을 쓰지 않도록 하려면 현명하게 사고하고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협적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보류’가 ‘재고’로 될 때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대남 군사행동 재개를 경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부위원장의 담화는 내부적으로는 군사적 행동 보류에 대해 군부를 달래고 남측인 우리 측에 대해서는 언행에 신중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담겨있다”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정책) 선봉에 서고 통전부(통일전선부)가 현재의 판세를 이끌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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