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0주년] 헬기 독립 선봉 ‘수리온’, 호평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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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6-2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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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적 수직상승·자동비행, 오르락내리락 심한 전술비행도 흔들림 없어

  • 국내 수입헬기 대체... 수출도 곧 성과 나올 것으로 전망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 기반 군관용 파생형 헬기.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약 67%.’

수많은 침략의 역사로 아픔을 겪은 우리나라의 무기체계 국산화율이다. 가깝고도 멀다는 일본도 공식적으로 군대가 없지만 무기체계 국산화율은 90%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체계 국산화율이 곧 국방력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자주국방에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의존도를 줄이는 게 시급한 일일 수밖에 없다. 국방부도 이를 2022년까지 7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탄생한 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다. 2013년 KAI가 중심이 돼 민관합동으로 개발한 국산 기동헬기로 무려 1조3000억원이 투입돼 개발했다. 이전까지는 군용뿐만 아니라 소방과 의료 등 기관용까지 모두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수리온의 개발과 양산으로 수입이 아닌 국산 대체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UH-60P 블랙호크 일색이었던 군의 기동헬기 운용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군 기밀로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으나 2013년부터 최근까지 100대가 넘는 수리온이 군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에서도 수리온 운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까지 경찰 8대, 해경 3대, 소방 2대, 산림 1대 등 총 14대가 현장에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다만 비율로 따지면 정부 기관 전체 운용기의 10%를 겨우 넘은 수준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뜻이다.

KAI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출확대다. 자주국방 등 어려운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수리온과 연계된 250여개 협력사들의 밥줄이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수리온의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일단 국내에서 실적이 전제된다.

지난 17일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경남 사천 본사에 필리핀, 베트남, 중국 등 16개국의 주한 외교 관계자들을 초대해 수리온의 운용 상황과 체험 기회를 제공한 배경이다. 이날 참석한 각국 외교 관계자들은 수리온에 기반한 경찰헬기 ‘참수리’의 성능에 높은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직접 체험해본 참수리는 각국 외교 관계자들의 평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일단 외관부터 그랬다. 사천 본사 시험 비행장에서 탑승자들을 기다리고 있던 참수리는 전고 4.5m, 전장 14.9m로 위용을 자랑하면서도 믿음을 전해줬다.

다만 처음에는 기동헬기로서 민간인의 접근을 거부하듯 강력한 풍압을 뿜어내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전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까. 막상 탑승하니 외부와는 확연히 달랐다. 물론 세단의 느낌은 아니지만, 자동차나 버스 등 다른 탈것과 큰 이질감은 없었다. 파일럿을 포함해 14명이 탈 수 있어 공간도 여유 있었다.

조정을 맡았던 이승도 KAI 헬기비행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출발에 앞서 “자동비행조정장치 ‘오토파일럿’ 등 첨단 기능을 탑재해 비행의 피로도를 크게 줄였다”며 참수리를 소개했다.

그 찰나 언제 이륙했는지도 모르게 이날 탑승했던 참수리는 30~40m 공중 위로 수직 상승해 있었다. 거대한 프로펠러로 큰 흔들림과 큰 소음 없이 날아올랐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사실 더 놀라게 했던 것은 이 책임연구원이 별다른 조작을 하지 않았는데 저절로 비행했다는 점이다. 이날 남해 해안과 삼천포를 왕복하는 코스였지만, 그가 집중해서 수동 조정을 했던 것은 대공포가 지상에서 노리고 있는 상황을 가정한 전술비행뿐이었다. 이외에는 미리 정해놓은 항로를 자동으로 날았다.

전술비행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대공포를 피해 산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됐다. 다만 위험하기보다는 큰 덩치로 이렇게 유연하게 날 수 있다는 점에서 감탄이 나왔다.

비행이 끝나고 함께 탑승했던 박형식 경기북부청 항공대 경위는 “서울까지 가는 데 두 시간이면 충분하니 같이 올라가자”며 농담처럼 말했다.

참수리를 직접 운용하고 있는 당사자로서 그 성능과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느껴졌다. 사천에서 서울까지 다시 버스를 타고 5시간은 가야 할 탑승객들에게는 진담이길 바랐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참수리는 최고 속도가 시속 270㎞에 최대항속거리 637㎞(보조연료탱크 장착 기준)를 자랑한다.

이봉근 KAI 상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조기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와 군, 지방자체단체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기반한 경찰헬기 '참수리'.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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