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수입타이어 반덤핑 조사에 업계 바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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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6-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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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타이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 업계는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수출물량을 해외 공장으로 전환해 위기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 충격이 예상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업체의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은 22~28% 수준으로 반덤핑관세로 판매량이 줄어들면 실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 상무부는 23일(현지시간)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타이어를 대상으로 반덤핑관세 및 상계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타이어가 적정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지, 불공정한 보조금을 받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3일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이 미국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면서 실시됐다. USW는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수입된 승용차 타이어가 미국에서 공정가격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덤핑마진이 한국은 43∼195%, 대만은 21∼116%, 태국은 106∼217.5%, 베트남은 5∼22%에 달한다는 것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산 타이어는 지난해 미국 수입 타이어 시장 점유율 3위다.  

업계는 지난 2015년 USW가 중국산 타이어를 상무부와 ITC에 제소해 승소한 바 있는 점을 주시하며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타이어 수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반덤핑관세까지 부과될 경우 미국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USW 측도 성명서 등을 통해 "미국 철강 노조 승소로 중국산 타이어 수입은 급격히 감소해 미국 내에서 새로운 설비투자가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 USW 승소 이후 중국산 타이어의 수입은 2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고, 중국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미국 내 새로운 설비투자를 확대했다. 

국내 타이어업계는 각 기업별로 자문로펌 등을 통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향후 상무부의 조사 강도를 판단해 타이어협회나 정부를 중심으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산 타이어에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 판매 가격이 올라가고 미국 업체들과 경쟁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수출 물량을 관세가 없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내 생산 시설 증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지난 23일 미국 타이어 전문지인 타이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산 타이어에 관세가 부과되면 제품 비용이 증가해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테네시 공장에서 신차용 타이어(OE) 수요를 만족시키고자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미국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만약 관세가 부과될 경우 글로벌 생산지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미국 거래선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물량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도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향후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도 "미국법인과 함께 상무부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만약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보다 관세율이 낮은 체코나 중국 공장 등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 = 한국타이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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