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업계, 스타트업 '창업·육성' 발 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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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6-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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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나금융 제공 ]

국내 금융사들이 신(新)시장에 진출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을 대상으로 한 동반성장 모델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자사 임직원들에게 자유로운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든든한 '젖줄' 역할도 해낸다.

이처럼 금융사가 밀고 벤처가 뛰는 '밀착협업' 체계가 잘 구축되면 '창업 강국'을 목표로 잡은 국가 방향성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임직원에게 열린 '창업 기회' 부여

하나금융은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연결·개발(C&D) 팩토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자유로운 창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총 4개 팀이 사내벤처 과제에 참여했다. 이 중 2개 팀이 스핀오프(분사)를 통해 창업에 성공했다. 은행권에서 분사에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만약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3년 이내에는 복직이 가능하다. 하나금융 측은 “1기 2개 팀이 분사에 성공하고, 현재 2기 2개 팀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추가적으로 3기 모집 과정도 실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도 올 초 사내벤처 제도인 ‘우리 어드벤처’를 도입해 현재 3개 팀을 육성 중이다. 각 팀에게 1년간 최대 1억7000만원의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분사로 이어질 경우 최대 4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사무공간과 기술·법률 자문 등도 기본 제공한다. 우리금융 측은 “지난 2월 진행된 사내 스타트업 공모에 접수된 아이디어만 50여 건 달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 2016년부터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아이엠벤처스’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총 15개의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내기업화로 발전시켰다. 이 중 웨딩 서비스 ‘올댓웨딩’의 경우 2018년 말 기준으로 누적 취급액 70억원, 영업수익 6억원 등의 가시적 성과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가 사내벤처로 시작해 성공을 거둔 대표 사례”라며 “대기업의 사내 벤처 창업으로 시작할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사업 성숙기까지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미래 기술 경쟁력’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경우 대기업은 필요한 기술력을 지원받을 수 있고, 스타트업은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대표적인 ‘윈-윈(Win-Win)’ 사례로 꼽힌다.

KB금융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스타터스’를 통해 총 90곳의 혁신 기업을 지원 중이다.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은 총 336억원에 이른다. 계열사와 제휴를 맺은 경우도 127건이다. 이 중 센드버드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후보 1순위로 인정받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KB금융 측은 “(KB스타터스 출신인) 센드버드, 쿠프마케팅 등과 그룹 내 자회사들이 다양한 협업을 구축하는 등 사업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2018년 3개사, 2019년 5개사, 2020년 4개사의 해외진출을 도왔다. 이를 통해 해외 진출 과정서 활용 가능한 인프라 경쟁력을 한층 두텁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사회 공헌을 실천한 사례도 있다. 하나은행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원큐애자일랩‘을 통해 돌봄배움 매칭 플랫폼 ’자란다‘를 지원 중이다. 하나은행 측은 “자사 사회 공헌 중점 과제 중 하나인 육아·보육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금융사들이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사업에 준비하고 있다”며 “과거 연구개발(R&D) 등 내부역량 만을 앞세운 접근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오픈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을 통한 해법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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