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부지' 놓고 서울시·대한항공·주민들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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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6-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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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진그룹]



서울 도심의 '금싸라기 땅'인 송현동 부지를 놓고 땅 주인인 대한항공과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의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근 지역 주민들도 공원화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서울시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삼청동을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 400여명이 지난 17일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만드는 서울시의 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4일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하고 이에 대한 의견서를 14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주민들은 의견서에서 "지구단위계획은 토지의 효율화와 그 지역의 시장 경제 생산성 제고에 도움을 줘 후손에게 비전을 제시해 주는 데 목적이 있다"며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라는 방법으로 사유지를 공원으로 수용해 공시지가에 보상 배율을 적용해 보상하는 절차는 민주주의 원칙과 절차의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송현동 부지 반경 1∼2㎞ 이내에 삼청공원, 사직공원, 낙산공원 등이 있어 공원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고 서울시가 공원 지정을 한 이후 개발하지 않고 방치된 토지가 이미 수십만㎢라는 점도 반대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또 "송현동 부지는 수도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역사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부지로 지켜져야 한다"며 "지하 주차장 시설과 16m 고도를 이용한 국가 정상회의장, 국제전시장을 건설하고 여타 공간에는 송현 숲을 조성하는 것이 후손에게 비전을 제시해주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삼청구역 주민대표인 신동은 북촌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민관협의체 위원은 "서울시가 송현동을 문화공원으로 결정하기 위한 일련의 행정 절차 진행을 중단해 북촌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대한항공도 서울시의 송현동 공원화 방침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의 송현동 문화공원 추진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에 피해를 봤다며 고충 민원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16일 서울시에 송현동 부지 계획 취소 의견서를 냈다.

대한항공은 의견서에서 "서울시의 기존 공원용도 도시계획조차 상당 부분 미집행된 상황이며, 공원 추진에 따른 막대한 재원 확보 어려움을 감안할 때 신규 공원 조성은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정부의 긴급 지원을 받으며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받아 송현동 부지 매각과 1조원 규모의 유상 증자 등의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등판'에 지난 10일 마감한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으며 매각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대한항공은 "매각과 대금 수령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와의 약정 준수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저해할 것"이라며 "서울시가 언급한 부지 보상가액 4671억원은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격 수준과 상당한 격차가 있어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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