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발 코로나, 남쪽 저장성까지…방역망 구멍 뚫렸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6-17 17: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감염자 1600km 이동, 동선도 속여

  • 허베이·쓰촨·랴오닝 이어 저장까지

  • 베이징 모든 주택단지 봉쇄식 관리

  • 지역사회 감염 우려 속 교통망 통제

지난 16일 방역 요원들이 베이징 시내를 소독하는 모습. [사진=신화통신 ]


베이징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베이징에서 감염된 환자가 저장성까지 이동하는가 하면 동선을 속인 확진자도 있어 방역망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에서 31명의 확진자가 나와 지난 11일 이후 발생한 확진자 수는 137명으로 늘었다.

신파디(新發地) 도매 시장이 있는 펑타이구 외 지역의 확진자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둥청구와 하이뎬구의 확진자가 하루 새 2명에서 5명으로 늘었고, 따싱구에서도 5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발생 지역이 광범위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신파디 시장 관련자 중심으로 감염이 이어지던 단계를 지나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전날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시내 모든 주택 단지에 대해 봉쇄식 관리를 시행키로 했다.

모든 농수산물 시장과 음식점에 대해서도 소독과 핵산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베이징을 벗어나는 인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베이징청년보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취소된 항공편이 1255편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을 떠나는 항공편은 615편이 취소돼 취소율 67.14%를 기록했다. 베이징에 들어오는 항공편은 640편이 취소됐다. 취소율은 68.38%다.

중국국제항공과 남방항공은 오는 30일까지 이미 예매한 항공편을 무료로 환불해 주기로 했다.

철도부문도 전날 이전에 구매한 기차표를 환불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웬만하면 베이징을 떠나지도, 베이징에 오지도 말라는 메시지다.

그럼에도 베이징발 바이러스는 중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전날 역외 유입을 제외한 본토 확진자 33명 중 베이징 외에 저장성과 허베이성에서 각각 1명씩 확진자가 나왔다.

저장성 원링(溫嶺)시에 거주하는 우(吳)모씨는 신파디 시장에서 장기간 장사를 하다가 거주지로 돌아간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베이징에서 원링시까지의 거리는 1600여km에 달한다.

신파디 시장 관련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베이징 인근의 허베이성을 비롯해 서쪽의 쓰촨성, 북쪽의 랴오닝성, 남쪽의 저장성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역 당국에 동선을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 보고를 하는 확진자까지 발견됐다.

허베이성 슝안신구(雄安新區) 안신(安新)현에 거주하는 왕(王)모씨와 펑(馮)모씨는 베이징에서 돌아온 뒤 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동선과 접촉자 등도 숨기다가 뒤는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안신현 공안국은 위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한 중국 소식통은 "베이징의 집단 감염 사태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지 않도록 막는 데 방역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방역망의 허점을 찾아 메우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