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집단감염]하루 이틀이 고비…제2의 신파디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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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6-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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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개 區 가운데 9곳 감염돼

  • 발병지 남→북→서 확대일로

  • 인력 출입, 교통 통제도 강화

  • 타지역 인적 교류 단절 조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베이징 신파디 도매시장 인근 주택 단지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수도 베이징 전체가 사실상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영향권에 들었다.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 시장을 시작으로 대형 시장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면서 크고 작은 주택 단지 29곳이 봉쇄됐다.

하루 이틀 내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우한의 사례처럼 시 대부분의 지역이 고립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외곽 일부 빼곤 코로나19 영향권

1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에서 27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지난 11일 1명에서 12일 6명, 13~14일 각각 36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 닷새 동안 10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단 감염의 진앙으로 알려진 신파디 시장이 있는 펑타이구를 비롯해 베이징 내 16개 구(區) 가운데 9곳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상주인구 2150만명의 대부분이 밀집한 시 중심부가 모두 포함됐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옌칭구, 화이러우구, 창핑구, 퉁저우구 등은 인구가 적고 가장 최근에 개발된 시 외곽이다.

주요 발병 지역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베이징 남쪽의 신파디 시장을 시작으로 북쪽 하이뎬구의 위촨둥(玉泉東) 시장과 서쪽 시청구의 톈타오훙롄(天陶紅蓮) 시장에서도 환자가 발생해 폐쇄됐다.

베이징 방역 당국은 이날까지 276개 시장을 소독하고, 11개 시장을 폐쇄했다.

주택 단지 29곳도 봉쇄됐다. 신파디 시장 인근 11곳과 위촨둥 주변 10곳, 톈타오훙롄 시장 근처 7곳 등이다.

이들 단지에는 전문 인력이 파견돼 주민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일부 단지는 배급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CCTV에 출연한 우쭌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 전문가가 베이징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확산세 안 꺾이면 고립될 수도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 전문가 우쭌유(吳尊友)는 베이징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진 뒤 관영 매체에 가장 많이 모습을 드러낸 전문가다.

그는 전날 중국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에서만 갑작스레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건 심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3일간 보고되는 병례 건수가 향후 추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뷰 시점을 감안하면 17~18일까지의 확진자 증가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5월 말 혹은 6월 초부터 감염이 시작됐다는 분석과 그에 따른 잠복기를 고려한 예측이다.

하루에 수십명씩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베이징에 대한 봉쇄와 통제 수위를 더 높일 수밖에 없다.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신파디 시장 등 주요 발병 지역을 지나는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된 데 이어 전날부터 베이징에서 시외로 나가는 택시와 공유 차량, 순회 노선 운행도 금지됐다.

위험 지역에 머물던 사람이 베이징을 벗어나는 것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우한처럼 중국 내에서 베이징이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 방역 성과에 목을 매는 지방정부들은 베이징과의 인적 교류를 축소하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하얼빈과 다칭 등은 베이징에서 온 모든 인원을 14일간 격리하기로 했다. 스자좡, 탕산, 타이위안, 정저우 등도 베이징 내 위험 지역을 경유한 사람에 대해 14일간 격리하며 코로나19 핵산·혈청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 중국 소식통은 "베이징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아예 인적·물적 교류를 끊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며 "제2의 우한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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