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엿보기]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이 밝힌 요청과 부탁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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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6-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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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할버슨 박사, 신경과학·사회심리학 토대로 분석

[사진=부키 제공]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남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또 실패다. 대책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동기과학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는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박사가 쓴 신간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펴낸 곳 부키)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청과 부탁의 기술에 관한 책이다.

할버슨 박사는 신경과학과 사회심리학을 통해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의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그의 TED 강연 ‘도움을 청하는 법: 그리고 ‘예스’를 얻는 법’은 2019년 6월 TED 웹사이트에 첫 게시된 이래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무려 26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는 풍부한 사례가 인상적인 책이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이 주 의회 서기직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한 의원이 그의 재임명을 반대하고 나섰다. 프랭클린은 재임명됐지만 반대한 의원에 대해 좋은 감정이 들 리 만무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의원이 희귀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프랭클린은 책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그 의원은 흔쾌히 책을 빌려줬다. 프랭클린은 책을 돌려주면서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동봉했다. 그는 이후 아주 예의 바르게 말을 걸어왔고, 언제든 기꺼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심경을 피력했다. 둘은 친구가 됐다.

저자는 인지 부조화 현상을 통해 이 상황을 분석한다. 할버슨 박사는 “‘프랭클린에게 진귀한 책을 빌려주었다’와 ‘그런데 나는 프랭클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두 가지 생각이 출동했을 것이다”며 “책을 빌려주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마음 속 부조화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심으로 프랭클린을 좋아하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이외에도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은 여럿 있다. 상대방이 거절할 만한 아주 어려운 부탁을 해서 거절 당한 후 곧바로 비교적 쉬운 일(진짜 목적)을 부탁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설득의 심리학의 대가 로버트 치알디니의 연구에 따르면 첫 번째 부탁을 거절한 후 그보다 쉬운 두 번째 부탁을 들어줄 가능성은 곧바로 부탁했을 때보다 약 3배나 높다. 

이외에 도움을 요청할 때 유용한 심리 도구로 공동의 목표와 공공의 적을 설정함으로써 ‘내집단 의식을 강화’하는 방법, ‘긍정적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사람은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저자는 “상대방의 노력이 나에게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지, 그 ‘도움의 유효성’을 명확하게 알려 주면 상대는 다음에도 기꺼이 도와줄 것이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결국 관건은 상대가 자연스럽게 나를 돕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나를 도움으로써 최대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라며 “그러면 가정·학교·직장 등 어느 조직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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