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HMM(上)] 1분기 ‘깜짝 실적’...글로벌 선사 중 영업손익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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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6-1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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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위기 뚫고 1분기 1037억원 영업손실 개선

  • 올 1분기 영업손익율(Core EBIT) 전년 동기 대비 5.9%p 개선

  • 운항비 절감·수익성 위주 영업전략 주효...스마트십 기술력 강화

HMM(옛 현대상선)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1분기 영업손실을 대폭 줄인 데 이어 글로벌 선사 중 영업손익률 1위를 기록했다.

해운업계는 코로나19 사태에도 호실적을 낸 HMM이 올 2분기에는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을 앞세워 더욱 선방할 것이란 전망이다.
 

HMM 새 로고를 적용한 선박 이미지. [사진=HMM 제공]


◆1분기 영업손실, 1000억이상 개선...2분기 호실적 이어질듯

15일 HMM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1조3131억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로는 28억원 감소한 것이나, 영업손실은 무려 1037억원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깜짝 호실적’이란 평가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6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785억원보다 1100억원 넘게 적자 폭을 줄였다. 주가도 실적발표 당일 3680원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 11일 52주 신고가인 5680원을 기록하는 등 54.3%가 올라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공장들이 5주간 가동을 중단, 물동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HMM으로선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또한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과 2만4000TEU(24K)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 효과도 4월 이후부터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HMM의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HMM의 1분기 실적은 이런 예상이 모두 빗나간 결과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중국 공장 ‘셧다운’, 전세계 산업 마비가 가속화되면서 컨테이너 적취량과 매출은 감소했지만 자체 운항비를 절감하는 내부적인 노력이 주효했다. 또 벌크 화물 부문에서는 이례적으로 흑자를 달성,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신조된 초대형 원유운반선 5척 투입과 시황이 급변하면서 중동 해역에서 운임이 반등한 현상 등이 벌크 화물 흑자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HMM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익 추이 (사진 왼쪽) 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 [아주경제 그래픽팀]



특히 주목할 것은 HMM의 높은 영업손익률이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가 최근 분석한 자료를 보면, HMM은 올 1분기 영업손익률(Core EBIT Margin %)을 전년 동기 대비 5.9%p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글로벌 선사들 중 가장 높은 1순위다. HMM에 이어 덴마크 머스크(3.4%p), 프랑스 CMA CGM(3.2%p)이 후순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독일 하파그로이드(-0.5%p), 대만 에버그린(-2.1%P)은 올 1분기 영업손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HMM의 TEU당 매출액도 작년 1분기 953달러에서 올해 1분기에는 1051달러로 10.3%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선사별 운영 노선, 장단거리 비중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선사간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TEU당 매출액 증가율이 HMM보다 높은 선사는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HMM 외에 글로벌 선사들 중 ZIM이 8.3%를 기록했으며, COSCO 5.5%, 양밍 5.4%에 이어 머스크 3.7%, 하팍로이드 1.6%, CMA CGM 1.3%를 기록하는 등 HMM과 큰 차이를 보였다.

HMM이 이렇게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의 노력이 여러 곳에서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HMM의 선대 구조와 서비스 네트워크가 작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타 선사들에 비해 크게 영업손익률과 매출액 증가율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것은 체질 개선 노력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HMM의 운항비 절감과 수익성 위주 영업 등 체질 개선 노력이 드디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항 등으로 2분기 이후 실적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HMM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T신기술을 적극 도입, 첨단 '스마트 십' 건조를 통해 비용절감과 효율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사진=HMM 제공]



◆수익성 개선 집중...IT기술 접목 ‘스마트십’으로 경쟁력↑

HMM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수익성 개선에 힘써왔다. 지난해 2분기부터는 ‘TDR(Tear Down and Redesign)’ 활동까지 시작했다. 대표적인 캠페인으로는 ‘손익개선 $50 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 1TEU 당 관리 쪽에서 20달러를 절감하고 영업에서 30달러 수익을 증대하는 방식을 통해 1TEU 당 총 50달러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다.

고수익화물을 유치한다는 전략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2018년까지만 해도 물동량 확보에 열을 올렸지만, 지난해부터는 저수익 화물 확보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영업손실을 줄이려면 운송원가에 비해 매출이 적어 수익성이 없는 화물은 결국 이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HMM은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발맞춰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첨단 IT기술을 업무 프로세스 및 해운업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AI를 통해 최적의 항로를 분석할 수 있는 딥러닝 시스템 ‘베슬 인사이트(Vessel Insight)’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활용하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기존 항로로 운항하기 어려운 경우, 사전에 안전한 항로를 파악하고 변경해 경로 변경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선박과 화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IoT(사물인터넷) 기술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IT시스템 ‘뉴-가우스 2020(New­GAUS 2020·가칭)’ 개발도 본격화 했다. 뉴-가우스 2020은 기존 자체 서버로 운영하던 방식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데이터에 접근·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재훈 HMM 사장은 “선박의 대형화가 글로벌 해운업계에 물리적인 큰 변화라면 소프트웨어 측면에 있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야말로 파급력이 상당한 이슈”라면서 “이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 IT역량이 곧 경쟁력이 될 것이며 결국 미래 해운업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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