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전기차 배터리 전쟁…CATL vs 비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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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6-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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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이냐, 수명이냐" 놓고 경쟁

  • CATL-지구 50바퀴 돌 수 있는 배터리

  • 비야디- '500℃ 고온에도 안전한 배터리

"지구 50바퀴 돌 수 있는 수명이 긴 배터리" vs "500℃ 고온도 견딜 수 있는 안전한 배터리"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1, 2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와 비야디(比亞迪 BYD)간 경쟁이 치열하다. CATL은 주행 가능거리과 수명을 중요시하는 반면, 비야디는 폭발 위험성이 적은 안전한 배터리를 내세우는 게 서로 다른 점이다. 

[사진=CATL]


◆ '지구 50바퀴 돌 수 있는 배터리'로 무장한 CATL

중국 배터리왕 CATL은 최근 누적 주행거리 200만km를 지원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했다.

쩡위췬(曾毓群) CATL 회장은 8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16년간 사용이 가능하고 누적 주행거리 200만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구를 50바퀴 돌 수 있는 수준으로, 기존 전기차 배터리보다 수명이 8배 이상 긴 것이다.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10% 남짓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를 얼만큼 오래 사용할 수 있느냐는 전기차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다. 블룸버그는 CATL 배터리가 전기차 유지·관리 비용을 낮춰 시장 확대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ATL은 테슬라와 폭스바겐, 벤츠, 혼다, BMW, 포르쉐 등을 고객으로 둔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다. ​삼원계 리튬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CATL의 배터리는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인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모델3'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서 질주하는 테슬라는 5월 중국산 모델3를 11만대 넘게 팔아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배터리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CATL은 지난 3년간 연구개발(R&D)에 연간 매출의 평균 7%를 투자했다.  최근엔 테슬라와 손잡고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은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CATL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2018년 6월 중국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창업판에 상장한 CATL 주가는 2년새 6배 가량이 뛰었다. 

◆ '500℃ 고온에도 안전한 배터리' 내세운 비야디
 

[비야디]


CATL의 삼원계 배터리에 맞서 비야디가 생산하는 건 인산철 리튬전지 배터리다. 인산철 리튬전지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안전성 방면에서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기차 폭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비야디의 시장 공략 움직임이 특히나 거세다. 

비야디는 올해 자체 개발한 차세대 인산철 리튬전지 ‘블레이드(刀片, 칼날) 배터리'를 '무기'로 내세웠다.  비야디는 연내 충칭 공장에 블레이드 배터리 생산라인 7개를 추가로 구축해 생산설비 용량을 최대 11GWh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더 많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해 CATL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더 넓히기 위함이다.  앞서 3일 리윈페이 비야디자동차 영업 부총경리는 "많은 자동차 기업들과 블레이드배터리 협력을 논의 중"이라며 "이중엔 외국기업도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블레이드 배터리는 네일 침투 테스트(nail penetration test)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이는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관리를 테스트하는 가장 엄격한 방법이다. 비야디는 "에베레스트산 등반처럼 어려운 것"이라고 표현하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CATL 삼원계 리튬배터리는 네일 침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일었던 것과 비교된다. 다만 블레이드 배터리는 에너지밀도, 수명 등 방면에서 CATL 삼원계 배터리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한 번 충전시 주행거리는 최대 600㎞다.

◆시장의 선택은···아직까진 '배터리 수명'

다만 비야디가 CATL을 따라잡기엔 아직까진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 의견이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 수명과 주행거리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단기간내 삼원계 배터리 위주의 시장 구도를 변화시키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85.4GWh다. 이중  CATL이 36.8%를 차지한 반면, 비야디는 12.5%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면에서도 CATL이 훨씬 앞선다. 비야디 시가총액은 8일 종가 기준 1690억 위안으로, CATL의 3390억 위안의 절반 남짓에 불과하다.

한편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중국 전기차 시장은 내년부터 전격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NEF(BNEF)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내년 8.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120만6000대로 전년 대비 4% 가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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