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재정상태는 '최대 적자'… 기재부는 "4월 재정수지 개선됐다"

4월 통합재정수지 1.9조 흑자… 기금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2조 적자

4월 국세수입 31조2000억원… "국세 변동성 커 긴장 늦출 수 없다"

실질적 나라살림의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4월 누적 기준 56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조7000억원 늘어난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총수입 감소액 대비 총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4월 재정수지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를 보면 4월 총수입은 46조8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3조원 감소했으나 총지출은 44조8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3조5000억원 급감했다.

기재부가 언급한 재정수지 개선은 통합재정수지의 개선이다. 4월 통합재정수지는 1조9000억원 흑자를 냈다. 다만 통합재정수지에는 국민연금, 사학연금과 같은 사회보장성기금이 포함된다. 때문에 통합재정수지는 기금의 장기적 구조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기금을 제외해 실질적인 나라재정의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4월에도 1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4월까지의 누적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56조6000억원으로 여전히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합재정수지 흑자는 재정수지가 개선된 것은 맞지만 나라의 재정상태가 양호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질적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적자고, 그 폭이 확대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4월 전체 국세수입은 3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1~4월 누계 국세수입은 10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조7000억원 줄어들었다. 지난 3월 국세 수입이 6조원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감소폭이 작았다.

이는 법인세 분납분이 지난해와 달리 4월 세수로 집계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이 컸던 영향이다. 4월 법인세 세수는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7000억원 늘었다.

또한 신고·납부기간 연장, 징수유예 등 코로나19에 따른 세정지원 효과로 부가가치세, 유류세, 주세 등의 납부세액이 1~3개월 이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4월 소득세 세수는 6조60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조원 증가했다. 양도소득세가 부동산 거래 증가 영향으로 7000억원 늘었다. 부가세는 14조5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기타 세수는 2조6000억원으로 4000억원 감소했다.

4월 세외수입은 2조원, 기금수입은 13조6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9000억원, 1조8000억원 줄었다.

장영규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올해 4월에 석가탄신일 연휴가 있어 5월 세수의 일부가 4월로 넘어왔다"며 "향후에도 부가세, 교통세, 주세에 대한 세정지원 효과에 이어 종합소득세 세정지원 효과 등이 맞물려 국세수입의 변동성이 큰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총지출은 4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초과세수 감소에 따라 지방교부금 정산액이 대폭 감소하면서 전년동월대비 13조5000억원 감소했다. 세입세출외 지출은 지난해 10조4000억원에서 올해는 1000억원으로 10조3000억원 급감했다. 1~4월 누적 기준 지출은 전년대비 13조원 증가했다.

국가채무는 1차 추경 집행 영향으로 4월 말 기준 746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4조7000억원 급증했다.

정부가 예산 집행 실적을 관리하는 2020년 조기집행 관리대상사업 307조8000억원 가운데 4월 말까지 집행한 실적은 137조7000억원이었다. 집행률은 44.7%로 전년 대비 0.9%p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