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1년 만에 역성장 전망…성장률 추가 하락 불가피

윤동·서대웅 기자입력 : 2020-05-29 05:00
전문가 "여전히 낙관적" -2~3% 대비해야 미국 2Q 예상치 -32%…중국 목표치 못내 국내외 줄줄이 "역성장"…문제는 강도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영향으로 경기 위축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에도 장기화된다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경제계와 금융권에서는 한은의 전망이 다소 낙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주요 연구단체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2~3% 수준의 역성장도 예측·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은은 28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이날 한은은 하반기에도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된다면 –1.8%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대로 코로나19 사태가 보다 빠르게 안정화된다면 올해 0.5%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은의 관측이다. 

한은이 역성장을 예상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1.6% 전망)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대부분 한은보다 성장률이 더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한국은행]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우리나라가 올해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지난달 말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의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0.9%로 한은의 기본적 가정보다 낮은 수준이다. 원로 경제학자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 이상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플러스 성장을 예상한 곳은 한은(낙관적 가정) 외에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밖에 없는 수준이다. KDI는 올해 우리나라가 0.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KDI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 역성장의 가능성도 높다고 단서를 달았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사실상 우리나라가 올해 역성장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역성장의 강도가 한은 등이 제시한 것보다 더욱 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은은 –0.2%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야 한다는 가정을 제시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코로나19가 급격히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는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며 "선진국은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남미를 비롯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중국 등 글로벌 주요국의 코로나19 관련 경제적 충격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는 것도 성장률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예상치는 평균 -32%로 조사됐다. 

중국은 아예 이달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도 못했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그만큼 코로나19 관련 경제적 충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상반기부터 역성장을 예상했지만 국내외 연구기관의 결과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낙관적인 측면이 있다"며 "성장률이 –0.2%보다 더 떨어질 경우 중앙은행이 해야 할 역할 등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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