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WTO...새 수장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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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5-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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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 완수할 리더십과 외교력 관건일 듯

세계 자유무역의 수문장을 맡았던 세계무역기구(WTO)가 25년 역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하면서 WTO를 이끌 새 수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WTO가 새 수장을 필두로 내부 개혁을 통해 다시 자유무역질서의 첨병으로 우뚝설지, 세계적인 보호주의 물결 속에 유령기구로 전락할지 기로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WTO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 사실상 제구실을 못 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교역 마비, 세계적인 경기 침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선 등은 WTO를 존립 위기로 밀어넣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출신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이달 앞서 조기 사퇴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임기를 1년 남기고 8월 말일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각국은 WTO가 1995년 출범 후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교역 형태와 기술 발전 등의 변화를 다룰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만약 회원국들이 현대화를 약속하는 WTO 수장 후보를 지지한다면 WTO는 관료주의를 깨고 세계에 다시 새로운 성장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그런 후보를 찾지 못한다면 WTO의 입지는 더 위축될 게 뻔하다.

조만간 WTO 일반이사회 회장은 차기 사무총장을 뽑기 위한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 과정은 보통 6~9개월이 걸리며 후보는 3명으로 압축된다. 이 기간 후보들은 WTO 회원국에 자신을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하고 일반이사회에서 질의응답을 거치게 된다. 이후 WTO의 최고위 대표 3명이 회원국과 상의해 동의를 구한 뒤 최종 후보를 정한다.

차기 사무총장에 가장 요구되는 조건으로는 WTO의 개혁안을 완수하도록 회원국을 설득하고 조직을 이끌 리더십이 꼽힌다. 또 몇년 째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무척 좁은 외교적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풍부한 외교적 경험과 최소한 정부 부처를 이끌어 본 후보자들이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사무총장 출마 선언이 예상되는 초기 후보는 △미국 법무법인 킹앤드스팔딩 변호사이자 WTO 서비스국장을 역임한 이집트 출신 하미드 맘두 △나이지리아 출신 요노브 프레데릭 아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차장 △유엔주재 배냉 대사 엘로이 라오우로우다. 출마 의사를 내비치지는 않았지만 △세실리아 말스트롬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는 유력한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국적에는 조건이 없다. 다만 미국, EU, 캐나다 통상 관계자들은 차기 사무총장이 선진국 출신이기를 바라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한 번씩 돌아가면서 WTO 사무총장을 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출신 후보들은 이제 아프리카 대륙에서 차기 사무총장이 나올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WTO 무역대표들 사이에서는 이번엔 여성이 WTO를 이끌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베제두 사무총장 사퇴 후 새 사무총장이 뽑힐 때까지는 현재 4명의 사무차장 중 한 명이 임시로 사무총장을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프레데릭, 독일의 칼 브라우너, 미국의 앨런 울프, 중국의 이샤오준이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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