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우소나루 아웃'...브라질 향하는 코로나에도 정신 못 차리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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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5-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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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3위 확산지, 하루 확진 2만명 코앞...대통령이 방역 방해

  • "대통령도 인간도 자격 안됐다" 보우소나루에 빗발치는 탄핵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가 중국에서 유럽과 미국을 거쳐 남미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브라질은 대통령 탄핵 움직임까지 보이며 정치·사회적으로 극도의 혼란까지 보이고 있다.
 

브라질 마나우스에 거주하는 아마존 원주민 페드로 도스 산토스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치커리 뿌리와 마늘 등으로 만든 아마존 전통차를 마시며 10일간 고열 증상을 이겨냈다.[사진=AP·연합뉴스]


◇하루 확진 2만명 코앞...세계 최대 확산지되나

브라질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을 앞두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만8508명 많은 31만87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확진자 증가 폭은 전날의 1만9951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지난 2월 26일 브라질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이달 3일 10만명을 돌파했다. 14일에는 20만명을 넘어섰고 1주일 만에 10만명이 더 증가해 30만명 선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188명 많은 2만47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역시 지난 3월 17일 첫 보고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사망자 증가세 역시 무섭다. 지난달 28일 5000명에서 11일 만인 이달 9일 1만명으로 늘었고, 이후 12일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브라질 보건부는 이날까지 전국 5500여개 도시 중 3488곳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고 집계했다. 첫 확진자가 보고된 상파울루시에서 3개월 만에 브라질 전체 도시의 60% 이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확산한 것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마련된 코로나19 사망자 집단 매장지 모습.[사진=EPA·연합뉴스]


◇"대통령이 방역 방해해"...여론 극도로 악화

코로나 사태 속에서 브라질 정국은 '군부 쿠데타설'이 돌 정도로 혼란한 상태다. '극우 포퓰리스트'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심각하게 악화했고, 그의 퇴진을 촉구하는 운동은 날로 세를 얻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막말과 기행을 일삼던 것을 넘어 최근에는 브라질의 국가 방역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같은 날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이페스피(Ipespe)가 16∼18일 벌인 조사(오차범위 ±3.2%포인트) 결과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평가는 긍정 25%·보통 23%·부정 50%로 나왔다.

지난달 초 조사 결과보다 긍정 평가는 3%p(포인트) 낮아졌고, 부정 평가는 8%p(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코로나19 대처를 놓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지방정부 주지사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 42%·보통 33%·부정 23%로 나와 그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코로나19 사태 내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면서 경제 회생을 위해 '도시 봉쇄 절대 불가'를 주장하는 동시에,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로시 클로로퀸' 사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주지사들과 의료계는 그에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공개석상에 나오지 말라'고 촉구할 정도다.
 

17일 지지자들 앞을 지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이번엔 탄핵 성공?...통과되면 2연속 탄핵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운동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21일 노동자당(PT)을 비롯한 7개 브라질 좌파 정당은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에게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간 개별 정당 정당이나 의원의 탄핵 요구서 제출 사례는 있었지만, 공동명의로 제출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노동계와 인권·농민·빈민·원주민 등 각 분야의 400여개 단체도 탄핵 요구서에 서명해 상당한 파장을 예고했다.

탄핵요구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공공보건을 해치고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해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을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글레이지 호프만 노동자당 대표도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국정을 이끌 정치적·행정적·인간적 조건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국제사회와 수시로 마찰을 빚고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사람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요구서 제출을 전후로 시민들의 탄핵 관련 시위도 폭발했다.

이날 좌파 정당원과 사회단체 회원들은 의회 앞에서 신속한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고, 전날에는 수도 브라질리아의 삼권광장에서 보우소나루 퇴진을 촉구하는 세력과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맞불 집회를 벌였다.

대통령 탄핵 절차 돌입은 브라질 헌법에 따라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려있다. 이후 하원 전체 의원 513명 중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 전체 81명에서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통과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중도 성향 정당들과 접촉을 늘리며 의회 지지 기반을 넓히고 있다. 탄핵 절차에 돌입하더라도 표결을 통해 부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삼권광장에서 노동자당(PT) 등 7개 좌파 정당과 시민단체가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를 열었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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