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엔 '마작총장'있다...日 검찰총장 유력후보 사퇴에 아베 정권 역풍

최지현 기자입력 : 2020-05-21 14:18
도쿄고검 검사장, 비상사태도 무시...유력지 기자와 '3밀' 내기 도박 검찰청법 개정 역풍에 연이은 악재...무너진 아베의 '사법농단' 시도
친(親)아베 성향의 유력한 차기 검사총장(검찰총장에 해당)으로 꼽혔던 일본 검사장이 사의를 표했다. 코로나19 비상사태 중에 유력 신문 기자들과 내기 '마작'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21일(현지시간) 지지통신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구로카와 히로무 일본 도쿄고검 검사장이 전날 제기된 '내기 마작 의혹'을 인정하고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20일(현지시간) 구로카와 히로무 일본 도쿄고검 검사장의 내기 마작 의혹을 보도한 주간지 슈칸분슌 최신호.[사진=연합뉴스]


◇차기 검찰총장, 유력지 기자들과 '3밀' 내기 도박

전날인 20일 주간지 슈칸분슌에 따르면, 구로카와 검사장은 지난 1일과13일 밤 산케이신문 기자의 자택인 도쿄도 한 아파트에서 산케이신문 사회부 소속 기자 2명과 아사히신문 전 검찰담당 기자 1명과 함께 새벽까지 내기 마작을 즐겼다.

슈칸분슌은 마작이 끝난 뒤 구로카와 검사장은 산케이신문이 마련한 차를 타고 귀가했다고 전하면서 "이는 판돈이 아무리 적더라도 도박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한 당시는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비상사태를 발효해 국민들에게 외출 자제와 '3밀(밀폐 공간·밀집 공간·밀접 접촉)을 피할 것을 당부한 시기라면서 "고위 공직자임에도 비상사태 와중에 코로나19를 확산할 우려가 있는 행동을 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보도에 야당은 물론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사실이라면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퍼졌고, 직후 구로카와 검사장은 일본 법무성 내부 조사에서 해당 의혹을 인정하고 사의를 밝혔다. 모리 마사코 일본 법무장관은 21일 오전 총리관저에 해당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회사 편집국 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50대 남성 직원이 구로카와 검사장 등과 마작을 했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사과 입장을 냈고, 산케이신문사는 "취재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는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행위가 있을 경우 취재원 보호 원칙을 지키면서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카와 히로무 일본 도쿄고검 검사장.[사진=교도·연합뉴스]


◇완전히 무너진 아베의 '사법농단 시도'...정권 역풍도 우려

구로카와 검사장의 사퇴로 이어진 부적절한 처신은 아베 총리에게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계에 인맥이 두터운 구로카와 검사장은 아베 총리에 의해 사실상 차기 검사총장으로 내정됐다는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날 지지통신은 여당인 일본 자민당 내부에서 "정권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않다"며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아베 신조 내각은 구로카와 검사장이 "필수적인 존재"라면서 법 해석까지 바꿔가며 일본 사상 처음으로 정년 연장을 허용했다.

일본 검찰청법은 검사의 정년을 만 63세로 규정하는데, 이에 따라 지난 2월 7일 정년을 맞아 퇴직할 예정이던 구로카와 검사장은 8월 7일까지 정년이 늘어났다.

당시 일본 야당과 언론은 이나다 노부오 현 검사총장의 임기가 오는 8월 끝나는 것을 지적하면서 아베 총리와 가까운 사이인 구로카와 검사장을 검사총장에 임명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비상사태를 틈타 검찰청법 개정도 무리하게 추진했던 아베 총리는 역풍을 맞으면서 연일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내각이 인정하면 검사장이나 검사총장 등의 정년을 최대 3년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두고 일본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인사권을 빌미로 검찰의 사법 중립성을 흔들겠다는 시도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당시 트위터에서는 "#검찰청법 개정안에 항의합니다"라는 글이 불과 며칠 만에 수백만건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공문서 위조 의혹이 제기된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등 사법적 부담을 지고 있는 아베 총리가 재선에 실패할 경우 구로카와 검사장 등을 동원해 자신의 비리를 감추려는 시도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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