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소상공인 2차 대출 첫날 창구 ‘썰렁’…금리는 높고 한도는 적고 ‘여전히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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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5-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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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들 "급해서 어쩔수 없이 신청"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 시행 첫날인 18일 시중은행 창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1차 때에 비해 관련 수요가 줄어든 데다, 비대면 진행이 가능해지면서 창구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탓이다.

대출 조건이 1차 때보다 악화된 점도 한몫했다. 대출 금리는 높아진 반면, 한도는 줄어 매력도가 크게 저하됐고 결국 ‘초반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대출을 신청하러 온 소상공인들 사이에는 “(조건 자체가 좋다기 보다는) 당장의 상황이 급해 ‘어쩔 수 없이 신청한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시중은행 개점 시간인 오전 9시 기준으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소재 시중은행에는 2차 대출 신청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인력은 거의 없었다. 이후 10시 전후로 인근 시중은행 지점 3~4곳을 방문해 봤지만, 대출 창구엔 소수의 인원만이 상담을 진행하는 게 전부였다.

이날 만난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직원은 “1차 때에 비해 초반 분위기는 확실히 한산한 상태”라며 “실제 신청보다는 대출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 문의만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높은 금리’다. 2차 대출의 기본 금리는 3∼4%지만 보증수수료 연 0.9%를 더할 경우, 연 4~5%대까지 뛰어오른다. 이는 1차 금융지원(연 1.5% 기준) 때에 비해 크게 오른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도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대출 한도는 기존 업체당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대출상환방식은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이다.

지난 1차 지원 때 신청했지만 아직 대출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도 상당수다. 1차 대출을 신청한 사람은 중복 신청을 할 수 없다.

이날 대출 상담을 위해 한 시중은행 공덕지점을 찾은 A씨(58)는 “5%라는 금리는 지원 목적이라기엔 너무 높고, 금액 한도 자체도 크지 않아 큰 매력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그러나 최근 가게 운영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방문해봤다”고 말했다.

다른 상담 고객인 B씨(64) 역시 “2차 대출과 1차 대출의 조건 차이가 너무 확연하게 드러나 소상공인들 사이에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진행 방식을 ‘완전 비대면’으로 전환한 것도 한산한 ‘은행 풍경’을 연출하는 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은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면서 수요 분산을 시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차 대출보다는 재난지원금 신청 창구가 오히려 더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접수 역시 이날 신청이 시작됐다. 은행을 찾은 대부분의 수요자는 60대 이상의 장년층으로 고정된 양상을 보였다.

다만, 절차가 간단해 순간순간 발생했던 정체는 즉각 해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구비서류 없이 신분증만 지참하면 관련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 재난지원금 신청은 평균 3~4분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5부제를 시행하는 것을 몰랐거나, 가구주가 아니어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일부 있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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