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경영권 분쟁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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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5-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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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1조원 규모 유상증자…한진칼 3000억원 투입

  • 한진칼 유상증자 안해…자산매각·담보대출로 재원 마련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추진에 최대 주주인 한진칼도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한진칼 역시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만큼 보유자산 매각과 담보부 차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우호지분을 늘릴 수도 있었지만, 이는 선택지에서 배제하며 정도경영을 지켰다는 평가다.  

◆한진칼, 대한항공 위기 극복 위해 나선다

한진칼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이사회는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의 지분가치를 유지하고,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한진칼이 선제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한진칼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지분 29.96%를 유지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에 주주배정 물량 이상을 청약할 예정이다. 이 경우 약 3000억원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문제는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이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412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진칼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에 한진칼은 자산 매각과 담보 대출 등의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대략적인 계획을 세웠다. 김석동 한진칼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직후 "어려운 시기지만 잘 준비하고 있다"며 "신중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외에도 한진,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관광, 칼호텔네트워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이들 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하거나 정석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매각 및 차입방안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별도의 이사회를 개최해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상증자 고려 안해…논란 최소화  

한진칼은 당초 자본조달 방식으로 예측됐던 유상증자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경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연합(KCGI, 반도건설)'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지만,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경우 특정 3자를 신주의 인수자로 정해놓고 실시하는 만큼 조 회장에게 우호적인 3자를 끌어들일 수 있어 유리하다. 다만 문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금융당국이 경영권 보호 수단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유상증자는 금지돼 있다. 

이달 초 KCGI 측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반대한다는 내용 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에는 찬성하며, 참여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주주인 한진칼이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면서 대한항공의 자구안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대한항공은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는 1조2000억원에 유상증자로 확보할 추가 자금까지 더해 총 2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위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서 바라본 계류장의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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