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후 최대 고용충격… 청년은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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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05-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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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29세 취업자 수 24만5000명 감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 채용 한파에 구직 단념자도 증가… "채용장려금 등 지원 확대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충격이 IMF 외환위기 때와 필적할 수준으로 악화했다. 이제 막 구직전선에 뛰어든 청년층이 체감하는 고용 시장의 한파는 더욱더 매섭다. 기업들이 채용 일정을 미루거나 줄이면서 구직을 단념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47만6000명 줄어들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미쳤던 1999년 2월(65만6000명)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4만5000명 줄어들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청년층 고용률도 2.0%p 줄어들었다. 20대(20~29세)로 한정할 경우 고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2.6%p 줄어든 54.6%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는 15만9000명 줄어들었다.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6%p 하락한 60.1%를 기록했다. 하락률도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낙폭이 크다. 20~24세의 경활률은 44.4%로 5.5%p 줄어들었으며, 25~29세 또한 4.4%p 낮아진 72.8%를 기록했다.

[통계청 제공]



청년층의 구직 상황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연령별 인구 구성비 변화를 보정할 경우 2016년 말부터 청년 고용률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청년 고용률이 높은 서비스업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의 구조조정도 고용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한파는 서비스업을 넘어 제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만4000명 감소해 3월(2만3000명 감소) 대비 감소폭이 커졌다. 

앞서 고용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1000명 감소했으며 29세 이하가 4만1000명으로 전 세대에서 가장 감소폭이 컸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진입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구직을 단념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청년층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3만4000명 감소했으며 실업률도 2.2%p 하락했다.

실업자란 일할 의사가 있으며, 일할 곳을 구하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취업자가 줄어들었음에도 실업자가 감소한다는 것은 구직을 단념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실업자는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4월 실업자 수는 대졸 이상에서는 9만6000명, 고졸에서는 2만5000명이 감소했다. 반면 중졸 이상에서는 4만8000명이 증가했다. 아직 취업해본 적 없는 취업 무경험 실업자도 전년 동월 대비 45.8% 감소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른바 취준생들이 고용 한파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구직을 단념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취업상태가 장기화되면 경력 손실로 인한 임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초기 직장 선택이 제한되는 상황이면 향후 경력 개발의 저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보건위기가 종식되더라도 대외수요 충격이 지속되면 고용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채용장려금과 같은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큰 폭의 구조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보건과 IT 부문 확대에 대비해 인력양성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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