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정환 나이스abc 대표 "中企간 정산 플랫폼이 목표···먼저 P2P로 자금조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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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0-05-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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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난 중소기업 고금리 명동 사채시장 내몰려

  • P2P 방식 투자자 모아 연4~8%대 전자어음 할인

  • 꼼꼼한 평가로 연체율 0%···B2B외담대도 준비

  • 대부업 부정적 인식 딛고 플랫폼으로 진화 꿈

부동산과 개인신용 대출 위주의 P2P(개인 간 대출) 시장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뛰어든 업체가 있다. 바로 지난해 4월 출범한 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이다.

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은 국내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는 나이스그룹의 계열사로, 그동안 나이스그룹이 쌓아온 기업평가 역량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애로를 해소하는 나이스abc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정환 나이스abc 대표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정환 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룹이 가지고 있는 금융 인프라를 가지고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 끝에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중소기업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중소기업 자금 유동화 지원…핀테크 기반 플랫폼 꿈꿔

나이스abc는 'All Business Connected'의 약자로, 모든 중소기업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연결한다는 뜻이다. 대·중소기업들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 모든 상거래를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최 대표는 “처음에 이 사업을 모색하게 된 것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업간 B2B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며 “그 안에서 중소기업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싶었고, 그래서 제일 처음에 생각한 게 정산 생태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어떤 부분에서 가장 애로를 겪고 있는지 시장조사를 했는데 자금조달이 단연 압도적이었다”면서 “P2P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아 중소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주는 형태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구매기업으로부터 물품 대금을 지급받는 방법은 전자어음, 현금,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B2B 외담대) 등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출채권 유동화 방안이 시장에 정착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전자어음 유동화나 B2B 외담대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은행을 이용해야 하는데, 은행의 할인 한도 제약이 심하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한도가 나오지 않으면 중소기업들은 일명 ‘대부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은행 할인율이 연 4% 수준인데 반해 대부시장은 법정 최고이자율(연24%)에 근접하는 할인율을 수취한다.

최 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보면서 ‘기업간 정산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장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를 위해 제일 처음에 오픈한 게 전자어음 할인”이라고 했다.

전자어음 할인은 발행사의 신용도를 평가해서 할인율을 책정하는 것이다. 최상위·안정형·중도형·수익형 등으로 나뉘며 할인율은 연4~8% 수준으로 중저금리이다. 은행보다 더 저렴하게 전자어음을 할인하는 업체도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자비용을 아끼며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다.

올해 초에는 매출채권 할인 베타테스트도 진행했다. 국내에서 기업간 B2B 거래에서 발생하는 일반매출채권을 온라인, 비대면으로 할인해주는 곳은 나이스abc가 유일하다고 한다. 신청에서 계약까지 모든 절차를 처리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달 정도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외담대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한 시중은행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부분까지 완료되면 나이스abc에서 중소기업의 모든 대금지급 결제 조건에 대해 유동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나이스abc는 지난해 9월 서비스 시작 후 지난 4월까지 누적대출액이 697억원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전자어음·매출채권 연간 발행액수가 900조가 넘는데, 이제 첫 발걸음을 뗀 수준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나이스abc의 올해 목표는 기업 간 정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개인과 개인, 기업과 개인을 연결하는 좋은 플랫폼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은 없다”면서 “정산과 관련한 유동화 수단을 다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매출망 금융체계의 완성을 의미한다. 매출망 금융이란 상거래 매출채권을 활용해 핀테크 기술을 통해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 다음 단계는 B2B 전자계약 시스템 구축이다. 대기업들은 전자계약 시스템을 구축해서 업체들이 그 시스템 안에서 계약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오프라인에서 도장 찍고 교환하는 식으로 계약한다.

최 대표는 “중소기업 간에도 갑과 을이 있는데, 을이 필요한 유동화를 해주면 을은 갑과 계약을 맺기 위해 갑을 전자계약 시스템으로 데리고 올 것”이라며 “이렇게 해놓으면 점차 플랫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사업 구상에는 최 대표의 경험이 녹아있다. 그는 나이스평가정보에서 18년간 기업평가 업무를 담당하면서 현장 실사를 많이 다녔다. 그는 “실사를 다니면 중소기업 사장님한테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장님들을 보면서 매출채권 할인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정환 나이스abc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P2P업계 부정적 인식 해소 어려워…뼈를 깎는 노력 필요

P2P는 지난해 제도권 금융업으로 새롭게 편입됐다. 온라인투자연계 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온투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그동안 P2P업체들은 대부업법의 적용을 받았으나 오는 8월부터 온투법을 따르게 된다.

최 대표는 “현재 P2P업체 중에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면서 “사회적 인식도 좋지 않은데다 수익 구조도 열악해 P2P업에 진출하는 것을 고민했지만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나이스abc는 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P2P시장에서 입지를 키워 나가고 있다. 그룹의 지원은 다름 아닌 ‘신뢰감’이다. 최 대표는 “나이스그룹의 계열사가 P2P를 한다고 하니 업계에서는 ‘이제 믿을 수 있겠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업체가 어음을 양도해야 하는데, 업체 입장에서는 ‘어음만 내주고 돈은 못 받는 거 아닌가’라고 걱정한다”며 “하지만 나이스그룹이 하기 때문에 신뢰하고 어음을 넘겨준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그룹이 가지고 있는 기업평가 능력도 강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매출채권 유동화를 하는 회사는 나이스abc를 포함해 두 곳 밖에 없다. 부동산이나 개인신용에 비해 내용이 어렵고, 데이터도 상당히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스는 국내 기업평가모형 컨설팅 시장의 독보적 레퍼런스(reference)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현재까지 연체율은 0%다. 4월 기준으로 P2P 업계 전체 연체율이 16%까지 치솟은 데 반해 안정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체율 0%’가 가능한 이유는 바로 꼼꼼한 평가에 있다. 최 대표는 “평가를 잘 하면 리스크 관리가 된다”며 “기업을 평가할 때 나이스abc는 통계모형과 AI모형을 결합하여 등급을 산출하고 있으며, 시장 내에서 확인 가능한 모든 정보를 모형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형으로 1차적 심사를 하고, 사람이 2차 평가를 하는데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건은 반드시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친다”며 “다년간 기업평가를 한 직원들이 꼼꼼하게 보기 때문에 연체율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처럼 무리하지 않고 건전하게 사업을 하면서 연체율 0%를 유지하고 있는 P2P업체가 꽤 있다”면서 “일부 업체로 인해 연체율이 높아졌는데, 모든 P2P 업체가 부실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P2P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법제화 후 법인이나 금융기관의 선별적 P2P투자는 많이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경우, 이자소득세 완화 등 혜택이 주어지면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론 P2P업계의 뼈를 깎는 노력이 제일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이스abc는 현재 P2P업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업체로의 진화를 꿈꾼다. 최 대표는 “나이스abc는 기존 금융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새롭게 해결해 나가고 있다”면서 "P2P사업을 기반으로 핀테크 기반의 기업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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