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SK㈜, 항체 신약개발 벤처기업에 잇딴 투자...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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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5-1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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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허밍버드' 80억원 투자...작년 中 '하버 바이오메드' 900억원 투자 동참

  • 연평균 8% 성장세, 2024년 470조원 규모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 야욕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 SK㈜가 항체 의약품 혁신기술 선점을 위해 해외 바이오 벤처기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SK㈜는 싱가포르 바이오 벤처기업인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Hummingbird Bioscience : 이하 허밍버드)’에 투자했다고 11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약 80억원 규모로 진행된 이번 투자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는 지난해 10월에도 중국의 바이오 벤처 ‘하버 바이오메드(Harbour BioMed)’에 투자한 바 있다. 7개월 만에 또다시 바이오벤처 투자에 나선 것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지에서다.

 

SK㈜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 연구진이 프로젝트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8년 2430억 달러(약 290조원)에서 2024년 3880억 달러(약 470조원) 수준으로 연 평균 8%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항체 신약개발은 최근 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항체 의약품은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항원의 작용을 방해하는 체내 면역 단백질로, 대표적인 바이오 의약품이다.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뛰어나 대형 제약사들이 앞다퉈 개발 중인 고부가 약품으로 꼽힌다.

SK㈜가 이번에 투자한 허밍버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Sanofi) 출신 전문가들이 혁신적인 항체신약 개발을 위해 2015년에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허밍버드는 항체 신약개발의 핵심 요소인 최적의 항체 발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한계를 극복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항체 개발은 항원을 동물에 주입해 최적의 항체를 찾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그동안은 항원의 특정 부위에만 선별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단시간에 만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허밍버드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해 항체가 결합하기 가장 좋은 부위를 선별하고 선정된 부위에만 결합하는 자체적인 항체 발굴 기술(RAD∙Rational Antibody Discovery)을 갖고 있다.

업계는 이런 허밍버드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미 주요 연구기관과 기업이 앞다퉈 투자한 상태다. 지난해 2월 미국 텍사스 암예방 연구소(CPRIT)가 1300만 달러 규모 연구비를 지원했다. 그해 8월엔 영국 암 연구소도 허밍버드의 항암 신약후보 물질 임상 1상 비용을 지원했다. 연구기관의 임상단계 신약 후보물질 지원은 매우 드문 사례다. 허밍버드는 지난해 9월엔 다국적 제약사 암젠과 최대 1억 달러 규모 공동연구 계약도 맺었다.

앞서 SK㈜는 지난해 10월 중국의 바이오 벤처 ‘하버 바이오메드’에도 투자했다. 하버 바이오메드는 사노피와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와 하버드 의대 출신 전문가들이 2016년 설립한 바이오 벤처로, 항암과 면역질환 치료용 항체 의약품을 개발한다. SK㈜는 약 900억원 규모의 하버 바이오메드 투자에 싱가포르투자청(GIC), 레전드캐피탈 등과 공동 참여했다.

SK㈜는 계속된 투자로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시장에서 ‘엑스코프리’란 이름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SK㈜ 관계자는 “앞으로도 바이오∙제약 혁신기술 확보를 위한 다양한 글로벌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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