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마이너스 기준금리 기대하는 시장..."현실화 가능성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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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5-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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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내년 6월 마이너스 기준금리 반영

  • 연준 정책위원들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에 회의적 시선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 전망이 크게 늘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실제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릴 가능성은 작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여전히 연준은 마이너스 금리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마이너스 금리 이슈가 재부상한 건 지난 7일이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올해 12월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베팅이 대폭 늘어난 것. 이에 기준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국채 2년물은 7일 역대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8일에는 금리가 다소 회복하긴 했으나, 여전히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6월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을 반영 중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0~0.25%다.

그러나 WSJ은 연준 정책입안자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시장과 금융업계에 미칠 해악이 우려되는 데다 정치적으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이나 유럽은 일찍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경기 회복이 요원하다. 은행 수익이 악화돼 금융시스템을 위협하고 저축자의 이자 소득을 갉아먹는다는 지적도 있다. 불필요한 자산 거품을 만든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시장 과열과 부채 급증 등을 이유로 마이너스 금리를 철회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크 카바나 금리 전략가는 "시장은 연준의 발언과 각종 걸림돌을 감안해 마이너스 기준금리 베팅을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마이너스 금리 베팅이 강화한 건 옵션 시장의 기술적 이슈에 따른 결과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실제로 연준은 코로나19발 경기침체에 대응해 2008년 금융위기 후 썼던 부양 도구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장기 증권을 매입하고 향후 자산 매입이나 금리 결정에서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월 반기 의회 증언에서 "앞으로 우리의 의도는 마이너스 금리가 아니라 우리가 사용해왔던 수단에 의존하는 것"이라며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면 은행 수익을 짓눌러 신용 팽창을 제한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연준 정책위원들 역시 마이너스 금리를 두고 여전히 회의적이다. 에릭 로젠버그 보스턴 연은 총재는 3월 6일 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중대한 도전과제를 제시한다"면서 "우리는 은행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신용과 유동성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건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전히 학계나 연준 전 관계자들은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도 경제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할 경우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해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 않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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