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매장 시대 열린다] ① 매장 확충 대신 기술 판매에 나선 '아마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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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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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지난 3년간 확보한 무인매장 관련 기술 외부 기업에 판매... 무인화·비대면 시장 이끈다

지난 2016년 연말 미국 최대 인터넷 쇼핑 사업자인 아마존닷컴이 시애틀 본사에 무인매장 '아마존 고'를 세울 때만 해도 무인매장이 일반 매장을 대체하고 오프라인 유통을 혁신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3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마존 고 매장 수는 도통 늘지 않고 있다. 2018년 1월 시애틀에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게 1호 매장을 공개한 후 현재 미국 전역에서 20개 정도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아마존 고가 본격적으로 미국 전역에 확산될 전망이다. 아마존 고 매장 자체가 확연히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아마존 고에 적용된 캐셔리스(Cashierless, 무인결제) 기술을 타 소매업체에 판매해 무인화와 비대면(언택트) 산업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27일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3월부터 아마존 고 운영에 이용 중인 캐셔리스 기술을 타 업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마존 고는 아마존이 운영하는 무인 식료품점으로 모바일 앱을 활용해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계산 절차 없이 들고나올 수 있는 무인매장이다. 들고나온 물건은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 결제된다.

아마존이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이라고 이름 붙인 아마존 고의 자동결제기술은 자율주행차에 활용되는 기술과 유사한 컴퓨터 비전(시각지능), 정밀한 사물인터넷 센서, 딥러닝(인공신경망) 등을 활용해 구현된다. 이용자가 제품을 선반에서 꺼내면 인공지능(AI)이 매장에 설치된 수십 대의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이를 감지하고 가상 카트를 만든다. AI는 이용자가 가상 카트에 어떤 물건을 담는지 놓치지 않고 추적한다. 이후 아마존 계정을 통해 이용자가 들고나간 물건에 대한 비용을 청구한다.

아마존은 "기업이 원하면 무인매장 구현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몇주 내로 매장에 설치할 수 있다"며 "여러 고객과 아마존 고 도입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아마존이 지난 3년간의 아마존 고 시범 운영을 통해 무인매장 관련 기술을 외부 기업에 판매해도 될 정도로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아마존 고 도입을 원하는 기업은 비밀에 부쳐졌다. 하지만 미국 경제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공항 및 영화관 내 상점 등에 아마존 고를 도입하길 원하는 기업들과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공항 내 'CIBO 익스프레스', '씨네월드 리갈 시어터', '야구장 매점' 등이 아마존 고를 도입해 무인화를 진행할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기업은 아마존 고를 도입함으로써 결제 관련 인건비를 줄이고, 코로나19와 같은 범유행전염병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아마존은 무인매장 기술을 외부에 판매함으로써 인터넷 쇼핑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오프라인 쇼핑 시장에서 더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미국 전역에 최대 3000개의 아마존 고 매장을 세운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노동계는 아마존 고 확대로 인해 관련 일자리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마크 페론 유나이티드 푸드 앤 커머셜 노조 회장은 "아마존 고와 같이 계산원을 없애는 기술은 아마존이 경쟁 소매업체를 없애고 관련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하는 트로이 목마에 불과하다. 아마존이 1600만개에 달하는 미국 소매 관련 일자리를 없애는 무자비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마존 고 [사진=아마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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