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내년 말까지 2배 오른다?' 심상치 않은 금값의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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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4-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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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 새 20%' 무서운 반등세..."내년 말 3000달러" 전망 대폭 상향

  • "결국 믿을 건 금뿐?" 주식 잡으려 유동성 밀어냈다 '달러' 잃을까

금값이 심상치 않다. 금값이 한 달 새 300달러나 급등세를 타면서 일각에서는 월가 투기 세력의 다음 목표가 금값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로 돈을 풀면서 달러 등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금의 투자 매력은 높아질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23일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이 이틀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리 시간 기준 이날 오후 4시 50분경 시카고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선물은 전날보다 온스당 0.10%(1.70달러) 오른 17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금값은 2.99% 오른 1738.30달러에 마감했다.
 

금 선물 가격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금의 무서운 반격..."18개월 새 3000달러까지 오를 것"

최근 금값은 지난달 18일 올해 저점이었던 1480.60달러와 비교했을 때 18% 가까이 오른 시세다. 지난 14일 금값은 1768.90달러까지 치솟으며 저점 대비 20%까지도 반등했다. 같은 날 금값은 장중 한때 1788.80달러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금값 고공행진에 지난 21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를 내고 금값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앞서 BofA 향후 18개월 동안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약 246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봤지만, 이날 3000달러(약 369만원)로 더 올려잡았다. 올해 저점보다 두 배 넘게 높은 가격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올해와 내년 평균 금값조차 각각 온스당 1685달러(약 208만원)와 2063달러(약 254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값 폭등을 예상하는 이유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 덕분이다. 전 세계가 나서서 엄청난 돈을 마구 풀어대면서 금도 결국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당 보고서를 발행한 마이클 위드머 등 BofA 애널리스트는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재정 지출이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명목 화폐가 압박을 받게 되면서 투자자들은 금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각국 중앙은행이 대규모로 밀어낸 유동성이 폭락한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을 살렸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 등 화폐 가치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태국 방콕 차이나타운에 있는 한 금거래소. [사진=EPA·연합뉴스]


◇"결국 믿을 건 금뿐?" 유동성 밀어내 주식 잡으려다 달러 잃을 수도

일각에서는 이렇게 돈에 대한 신뢰성이 흔들린다면 결국 사실상 유일한 화폐의 대체재인 금의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최근 연준 자산은 벌써 6조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하기 전인 3월 초보다 2조1000억 달러가 불어난 액수다. 언론들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라는 평가다. 이런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안에 9조~10조 달러를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놨을 뿐 아니라, 향후 실업률 개선과 추가 경기부양을 위해 수조 달러를 들여 미국 전역에 인프라 설치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미국 정부는 국채를 새로 찍어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경제·사회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받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EU 각 회원국은 연일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통화 정책을 쏟아냈다.

정크본드만 매입하는 배드뱅크 설립과 EU 보증으로 발행하는 유럽 공동채권인 '코로나 펀드' 등 과거 재정 건전성을 문제 삼아 논의조차 제대로 못 했던 정책들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날 ECB는 코로나 사태 이후 정크본드로 강등된 채권을 EU 내 금융기관이 담보로 인정해주겠다는  발표도 내놨다.

이같이 시중에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은 기존 경제학의 상식마저도 뒤흔든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통상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주식은 반대로 움직이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이들 자산이 함께 움직이는 모양새를 만들어낸 것이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은 역사상 가장 높은 금값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2011년 8~9월 당시 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대를 찍기도 했다. 금융 불안으로 달러 확보에 열을 올리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상황이 호전되자 안전자산인 금 확보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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