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공업계 1분기 적자만 7조원…"사스 때와 차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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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4-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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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선 6월 회복, 국제선은 암담

  • 강제 구조조정에 업계 재편될 듯

[사진=환구시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항공업계가 1분기에만 7조원 가까운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는 국유 항공사와 달리 저가 항공사를 포함한 민영 항공사들은 실적 악화에 따른 강제적 구조조정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에 따르면 1분기 중국 항공업계의 누적 손실액은 398억2000만 위안(약 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항공사들이 기록한 적자만 336억2000만 위안에 달한다. 실제로 전날 상장된 항공사 중 처음으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산둥항공은 적자액을 5억~7억 위안으로 추산했다.

산둥항공 측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사측은 각종 자구책을 추진했지만 업황 부진이 지속돼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피해가 특히 심했다. 2월 중 화물 수송량과 여객 수송량은 전년 동월보다 각각 73.9%와 84.5% 급감했다. 항공사 손실액은 209억6000만 위안으로 역대 월별 손실액 중 최대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때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항공산업 전문가 린즈제(林智杰)는 "2003년 사스 때는 업계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닥 약 3개월 뒤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U'자형 흐름을 보였다"며 "최종적으로 연간 6%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사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올해 하반기까지도 극적인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춘제(春節·중국 설) 전후로 국내선 운항이 반토막 난 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접어든 뒤 국제선 운항까지 직격탄을 맞아 활로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남방항공 관계자는 제일재경일보에 "지난 28일간 국내선 예매율은 7%, 국제선은 35% 수준"이라며 "국내선은 5~6월을 회복기, 7~8월을 반등기로 예상하지만 국제선은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토로했다.

중국국제항공 시장부 관계자도 "국내선은 6월부터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지만 국제선은 그보다 늦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으로는 8월 이후에나 겨우 회복 단계로 접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 항공업계의 덩치가 너무 커진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현재 중국 내 항공기는 3800여대로 사스 때(660여대)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린즈제는 "코로나19 사태로 몇개월 더 지속되면 자금력이 취약한 항공사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채무 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업계 개편의 실질적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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