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특별좌담회] "여론조사 당락 보증수표 아니다…여소야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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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전환욱 기자 최윤재 인턴 기자
입력 2020-04-0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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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는 코로나19가 이번 총선에 미칠 영향 및 여론조사의 신뢰성, 투표율 등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가 미칠 영향에 대해선 여당에 유리하다는 입장과 야당에 유리하다는 입장이 갈렸고, 여론조사에 대해선 선거 결과가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투표율은 대체적으로 높게 나올 것으로 관측했다.

이승재: 코로나19 변수가 총선에 어떻게 작용할 것으로 보나.

임병식: 현재는 여당에 유리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다른 나라 때문에 여당이 잘했다는 긍정적 인식이 형성됐다. 또 긴급재난지원금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중소기업·자영업자 정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런 정책수단 가지고 있는 현 정권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최광웅: 우선 위기가 왔을 땐 우파가 더 뭉친다. <마음의 지도>라는 책에 따르면, 우파들은 좌파보다 잘 놀라고 공포심이 4배쯤 많다는 연구결과가 많다고 한다. 대개 미국에서 2002년도에 부시가 이긴 것도 공포마케팅 덕분이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유사하게 코로나19 공포감 때문에 우파들이 결집할 수 있다고 본다.

이승재: 9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이다.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이 많이 이기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할까.

최성환: 그룹별, 지역별로 다르지 않을까. 피해 집중지역이 대구·경북 그리고 자영업자인데 이런 그룹에서는 코로나19 대처를 잘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들은 정부가 초기에 중국인의 입국을 막았으면 신천지 감염도 없었다고 말할 것이다. 대구·경북이나 자영업자들은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많을 것이다. 여러 자영업자들을 만나면 매출이 70~80% 떨어진 사람도 많다.

이재호: 반면 호남 쪽은 전부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칭찬한다. 코로나19가 지역감정으로 치환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원래 이번 총선에서 세대갈등을 우려했는데, 지금은 지역감정이 꿈틀거리는 게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것도 호남 지역의 지지율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승재: 역대 선거를 보면 여론조사 결과가 틀렸던 경우가 많다. 지역구 투표와 일반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는 많이 다르지 않나.

최광웅: 지난 20대 총선 때는 유선전화로 여론조사를 많이 했다. 집 전화를 받는 사람들 중에 고연령층이 많기 때문에 보수층이 더 많은 것처럼 보였다. 반대로 이번엔 휴대폰으로 전화해서 비교적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조사다. 따라서 여론조사를 해석할 때 액면 그대로 보면 안 된다.

임병식: 여론조사 추이가 당락을 확정짓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가 총선 결과를 맞힌 게 겨우 1~2번이었다. 80~90%정도가 틀렸다. 신뢰하기 어렵다. 보통 사람들은 여론조사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극렬 지지층들만 끝까지 답한다. 자체 판세분석을 했는데 5일 전엔 민주당이 130석, 미래통합당도 130석으로 예측이 비슷했다. 이제 민주당은 15석이 더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통합당에서 몸을 낮추고 동정표를 얻으려 엄살을 떠는 전략일 수도 있다.

이승재: 심지어 출구조사가 틀릴 위험도 크다. 방송3사(KBS·MBC·SBS)에서 출구조사를 같이 할텐데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최광웅: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은 패널을 만들어 놓고 분석해서 돈이 많이 들어간다. 미국에서 오차가 가장 적은 여론조사기관의 경우에는 패널이 있고 전화가 아닌 인터넷 조사를 한다. 설문조사 20~30개씩하고 종교, 교육, 인종 등등까지 조사하고 직전 선거에서 누구 찍었느냐, 투표에 참여했느냐도 묻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게 없다. 엉터리 여론조사일 수밖에 없다.

이승재: 투표율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이재호: 전통적으로는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이 유리하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통설이 깨질 것 같다.

이승재: 코로나19가 투표율을 올리는 것보단 낮추는 것으로 작용하지 않나?

임병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적극적 투표 의향층이 지난번보다 6%정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나는 사실 투표율보다는 누가 자기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많이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이번에 유권자 분석을 보니 60대 이상 유권자가 처음으로 1200만여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투표 의향도 굉장히 높다. 성향이 보수우파에 가깝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우려로 안 나오지만 않는다면 보수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승재: 30·40대가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50·60대 스윙보터의 파워가 훨씬 커진 것 아닌가.

최광웅: 투표율의 변수는 양자 구도다. 양자 구도일 땐 투표율이 떨어진다. 제3당을 찍을 사람이 투표장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20대 총선 때는 제3당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투표하러 많이 갔는데, 이번엔 그 절반정도 갈 것이다. 다만 60대 이상 유권자가 늘어나 투표율이 조금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승재: 지역별로 얘기해보면, 총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수도권이 최대 격전지가 되는 건 변함없다. 그런 차원에서 수도권의 전망은.

임병식: 한달 전 충남 대전에 갈 일이 있었는데, 이번엔 스윙보터였던 충청권이 흔들리고 있다. 돌아선 사람이 많다. 현 정부에 대해 격앙된 부정적 의견을 택시 기사에게 직접 들었다. 접전 지역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 예전에는 샤이보수 8~10%, 샤이진보가 3% 정도였지만 이제는 시위가 일상화돼 정치 성향을 숨기는 일은 많이 없다. 그래도 침묵하는 층이 있을 것인데 수도권에서 이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당에게 불리한 쪽으로 작용할 것 같다.

이승재: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맞붙는 서울 종로가 미니 대선이라는 데 동의하는가.

최광웅: 과거에는 종로가 정치 1번지라고 했는데 이제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강남벨트에서 민주당이 약진을 했기 때문에 원내 1당을 차지했었고 비례대표도 상당히 득표했다. 이미 수도권 인구가 전 인구의 20%를 넘었고, 서울에서도 강남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중심지이다. 강남에서 특정 정당이 힘을 잡고 있는데, 이를 깨면 민주당이 이길 것이다. 나는 이번에 민주당이 강남 공략을 못할 것 같다.

이승재: 이제 총선이 일주일 남았다. 돌발 변수는 어떤 게 있을까.

최광웅: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이메일 스캔들에 적절하게 대처 못해서 힐러리 클린턴이 낙선했다. 그 결과 경합주에서 0.2~0.7% 차이로 졌다.

임병식: 말 실수가 없어야 한다. 이번에도 양쪽에도 말실수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돌발변수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이승재: 정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앞장섰는데, 되레 부메랑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당의 성적은 어떨까.

최광웅: 지역구는 두고 봐야한다. 비례대표의 경우 원래 옛날 민주노동당은 기업의 노조가 핵심 지지기반이었는데 지금은 퇴직을 많이 해 많지 않다. 지금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이 핵심 기반이다. 그 민주노총이 정의당을 지지한다. 이분들은 민주당이랑 지지기반이 겹치지 않는다. 심상정 대표가 큰소리치는 이유가 있다. 지지기반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임병식: 정의당은 이전만 못할 것 같다. 20대 총선까지 지역구에서 민주당을 찍고 정당은 정의당을 찍었는데, 지금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생기며 표가 거기로 가버릴 것이다. 정의당은 사면초가 상태다. 지역구에서도 정의당 지지율이 빠졌다. 

이승재: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때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을 제도권 안에 안착시키자는 게 목표였다. 정말 한명이라도 원내 진입이 가능한 소수정당이 있을까.

최광웅: 민생당은 턱걸이지만 투표용지 제일 위에 있어서 변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당 지지율은 2%정도 나오는데 실제로 조금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의 경우 친박신당이 당명 때문에 유권자들을 더 유혹할 수 있다. 그런데 어쨌든 두 당으로 갈려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승재: 전체적으로 총선 결과는 어떻게 예측하는가.

최광웅: 여소야대일 것이다. 통합당, 미래한국당, 국민의당, 민생당 등을 합치면 야권이 과반수는 된다고 본다.

임병식: 전체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어질 것 같다. 홍세화씨는 통합당은 극우, 민주당은 우파, 정의당이 중도 정도라고 한다. 독일의 보수당이 한국에 오면 정의당보다 왼쪽에 있을 것이다. 김미리 교수는 ‘한국은 이미 보수 거대 양당 체제로 들어섰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좀 암울할 듯하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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