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못 먹어요" 현역 군인 헌법소원 제기... '채식 선택권' 논의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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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4-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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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쟁점= 국가가 채식선택권을 군인에게 주어야 할 의무 여부

  • 영국·캐나다= 전투식량도 채식, 이스라엘= '비건' 물품도 지원

군에서 채식식단 제공해야 한다는 논의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녹색당은 일부 현역군인들과 함께 군대와 관공서, 공공기관, 의료기관 등이 공공급식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입법을 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지난 6일 제기했다.

‘채식 선택권’이란 육류가 포함되지 않은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들은 "채식주의는 단순한 기호가 아닌 동물 착취를 하지 않겠다는 신념이자 양심"이라며 "채식선택권 보장은 채식인들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양심의 자유 등과 결부돼 있다"고 주장했다.

번 헌법소원의 쟁점은 국가에 채식선택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다.

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군인은 군에서 제공하는 급식 이외에는 선택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며 "지난 2012년 재소자가 교도소 내 채식을 요구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사건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당시 인권위는 채식 선택권은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인정한 바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군대에서 채식 식단을 허용한 나라가 많다.

대표적으로 영국이나 캐나다 등은 모병제이지만 전투식량까지도 채식 선택권을 보장해주고 있다. 특히 영국군은 불교, 유대교, 힌두교 신자들을 위한 채식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채식 식단뿐 아니라 군화 등 물품도 '비건' 제품을 도입한 나라도 있다.

이스라엘군은 2014년 처음으로 가죽을 사용하지 않은 전투화, 울을 사용하지 않은 베레모를 도입하고 비건 병사들에게 각자 식사를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는 헌법소원 제기 이전부터 채식주의자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식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면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채식메뉴 선택권을 받지 못한 당사자만이 위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자기관련성' 요건이 대표적이다.

또 침해행위가 발생한날로부터 180일, 인지한 날로부터 90일이라는 기간상의 제한도 충족시켜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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