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1조원 갚을 수 있나" 두산중공업 주총, 구조조정 불안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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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3-3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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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포트폴리오 전환·신사업 확대 추진 강조

  • 노조 "구조조정 통한 경영정상화 안돼"

두산중공업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경영정상화에 나선다. 30일 서울 강남 언주로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는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관계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총 진행에 앞서 질서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석탄화력발전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팔루(Palu), 베트남 반퐁(Van Phong) 등을 수주했고, 두산밥콕은 영국 신규원전과 원전해체 사업에 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기존 화력, 원자력 사업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대형 가스터빈 조립을 완료해 사내 성능 테스트에 돌입했으며, 풍력사업은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경쟁을 뚫고 국내 최대 규모인 100MW 한림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원자력 부문은 미국 뉴스케일파워사 지분 투자에 참여해 소형모듈원전 수주 기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성장 기조가 이어졌고, 수년간 지속된 발전시장의 침체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제한된 시장을 놓고 경쟁은 한층 치열해 졌고, 미중 무역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거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더해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깊어졌다”고 진단했다.

최 부회장은 △기존 사업의 매출 확보 △사업포트폴리오 전환과 신사업 확대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 세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기존사업과 관련해서 최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은 수년째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오고 있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려면 앞으로도 일정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두산중공업은 기존 주력 시장의 수성은 물론 그간 접근이 어려웠던 시장에 대해서도 국가차원의 협력, 원천기술을 활용한 재배영업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관련해서 그는 “두산중공업은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수주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며 “이를 위해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를 비롯해 수소, 3D 프린팅 등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부회장은 “현재 가스터빈은 제품 개발 뿐만 아니라 국내 발전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풍력은 5.5MW 모델의 국제 인증을 획득하며 수주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들 사업은 올 상반기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지난해 개정된 발주법(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을 계기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대해선 “인도 민간 발전사인 사산파워(Sasan Power)에 공급한 발전소 운영 최적화 솔루션은 지난해 실증을 마치고 그 결과에 대한 증명서를 획득했고 발전소 조기경보 시스템인 프리비젼(PreVsion)은 동서발전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퍼런스가 확보된 만큼 이를 활용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는 국내외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풍력, 수력 등으로 적용분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박지원 회장 등 이사 재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 재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의안에 올랐다.

회의는 더디게 진행됐다. 주주의 질책과 노조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실적감소 요인이 탈원전 정책 때문인지 강하게 질의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주주는 미수금 증가의 원인이 한국수력원자력과의 소송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묻기도 했다.

회의 중 노조 지회장은 회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질문하며 단기적인 영업성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두산중공업이 영업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기 보다 실질적으로 일반인들이 하는 카드 돌려막기식이 아니냐”며 “회사가 말하는 가스터빈 사업은 내년안에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안정적인 경영환경이나 일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1조원을 갚으려면 직원 구조조정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며 “영업이익이 이어지도록 정부에 (국책사업을)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회사는 “단기적으로 신재생에 맞춰 풍력기술에 대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가 추진하고자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건설계획이 구체화되는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확정되면 신재생기술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되며 별도로 해외원전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해외원전 건설을 노력하는 등 국내서도 영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안 중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처리 됐다. 나머지는 원안대로 승인됐다.
 

30일 두산중공업이 강남구 언주로 두산빌딩에서 제 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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