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n번방 공범자 26만명 신상공개..." 여성계 "너나 잘해"

윤경진·전환욱 기자입력 : 2020-03-25 16:53
성 착취 영상 유포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국회가 공범자 26만명의 신상 공개와 정부의 강력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동안 '성인지감수성' 부족에 따른 망언을 반복해온 국회가 적반하장식 태도를 취한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5일 n번방 사건 관련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각 부처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고 정부 대책을 점검했다.

이날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게 "n번방 사건 관계자 전원 처벌과 회원 26만명의 신상 공개가 가능하냐"고 질문했고, 한 위원장은 "관련자들 전원 처벌과 신상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주범 외에 이를 유료로 구매하고 유포하는 것도 성범죄로 강력히 처벌하고 서비스를 제공한 인터넷 사업자들의 법적 책임도 크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n번방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어야 했지만, 대책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성 착취 영상이 웹하드로 재유통되지 않도록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웹하드 사업자가 성범죄물 등 불법음란정보의 유통방지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기존 2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으로 상향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삭제 조치 위반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이날 국회에 내놨다.

또한, 방통위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네이버와 구글 등 포털 사업자들에게 성 착취물에 대한 신속한 삭제와 차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구글 측에 요청해 피해자를 연상시키는 검색어를 삭제 조치했다. 구글과 방통위가 함께 모니터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정작 n번방 사건의 온상인 텔레그램을 실질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한 위원장은 "텔레그램의 경우 사업자 연락처도 존재하지 않아 이메일로 연락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수익을 내는 부분이 없어 간접적으로라도 규제할 방법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여성계에선 국회가 성인지감수성이 낮고 사이버 성범죄 등 여성 관련 이슈에 무감각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심의하기 위한 자리에서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자기만족을 위해 이런 영상을 가지고 나 혼자 즐긴다. 이것까지 (처벌을) 갈 거냐"라는 망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여성계는 중년 남성 중심의 국회 구조와 정치적 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사위 등 국회 요직에 여성 의원 배치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김지영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20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은 1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다 남성 국회의원이다"며 "여성 정치인이 입법 주체로서 더 많이 등장할 필요성이 있고 법사위와 같이 중요한 결정을 하는 곳에 반드시 여성 의원들이 많이 분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봉 두드리는 노웅래 과방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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