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중국 부동산재벌 왕좌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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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3-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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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헝다그룹 어닝쇼크...순익 전년比 반토막

  • "무역전쟁, 경기침체 등 여파...설상가상 코로나19까지"

  • 쉬자인 헝다 회장, 부호순위 3위→6위...보유주식 가치 11조원 급감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쉬자인(許家印) 회장 몸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암담한 실적 전망까지, 악재가 겹겹이 쌓여있어서다. 한때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 마화텅(馬化騰) 텐센트(騰迅·텅쉰) 회장을 제치고 꿰찼던 1위 부호의 영광은 옛말이 됐다. 

헝다그룹이 23일 발표한 실적 예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순익은 약 408억 위안(약 7조1922억원)이었다. 지난 2018년 같은 기간 벌어들인 순익에서 '반토막' 난 수준이다. 

중국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추 역할을 맡은 부동산 시장이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중국 경기 침체로 지난 수개월 동안 위축돼 헝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헝다가 야심차게 내놓은 자동차 사업도 발목을 잡고 있다. 2018년 초 헝다그룹 산하 헝다건강이 신에너지(NEV)차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할 당시 주가가 5배 이상 뛰면서 최고 17.64홍콩달러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부터 패러데이 퓨처(FF)의 인수합병 문제로 부침을 겪으며 주가는 70% 가량 빠졌다. 

뿐만 아니라 신에너지차 사업에 연구개발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23일(현지시각) 홍콩 주식시장에서 헝다는 전 거래일 대비 16.89% 하락한 9.94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연초와 비교해 반토막난 수준이다. 올 들어서만 시가총액 1400억 홍콩달러(약 22조5508억원)가 증발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쉬자인(許家印) 회장. [사진=신화통신]

올해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코로나19 확산에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직격탄을 입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속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리스크가 큰 중국 부동산 채권을 내다 팔며 채권 가격이 폭락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중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 채권 중 수익률이 15% 이상인 채권이 모두 86개로, 이 중 부동산업체가 63개를 발행했다. 지난 18일 헝다그룹이 발행한 달러 채권 수익률은 약 20%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헝다의 부채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올 1월에만 헝다는 4차례 걸쳐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한 달러채가 총 60억 달러(약 7조4790억원)어치로, 11.5~12% 고금리가 적용됐다.

헝다에 따르면 총 부채액은 약 1조7500억 위안에 달한다. 이중 헝다그룹이 상환해야 할 단기 차입금은 3758억 위안으로, 중국 부동산업계 최고 수준이다. 자산부채비율은 85%에 육박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잇따라 주가 목표치를 하향하고 나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헝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크레디트스위스도 헝다의 목표 주가를 26.1홍콩달러에서 12홍콩달러로 내렸고, 투자 의견은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쉬 회장의 몸값이 떨어졌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이 올초 발표한 '2020년 중국 부호 순위'에서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은 3위였다. 하지만 쉬 회장은 이날 주가 폭락으로 순식간에 중화권 갑부 순위 3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쉬 회장의 헝다 보유주식 가치가 약 85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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