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남은 건 회사채 매입 …신용경색 막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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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3-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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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정책에도 금융시장 불안 계속되자 회사채 매입 주장 이어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회사채를 사들여야 한다는 압박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연준은 긴급기준금리 인하부터 시작해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시장 내 금융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연준은 그동안 긴급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기업어음 매입, 통화스와프 확대, 단기자금시장 지원 등 미국 금융가에서 촉구한 긴급 대응 제안을 속속 받아들였다. 상황이 그만큼 긴박하다는 판단에서다.

그 때문에 최근 들어 요구 목소리가 높아진 회사채 매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급속한 경기 위축으로 기업들의 자금 순환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빠르게 고조되는 것도 연준의 개입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신용경색을 제때 막지 못해 기업들이 연쇄 도산을 할 경우 경제가 공황 상태에 돌입할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투기등급부터 자금 경색시작 우려···연준 나서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22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의회에 부양정책을 내놓으며, 연준에 의한 대출 프로그램의 규모가 4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부분은 언급이 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프로그램에 지방 정부와 대기업들의 대출 비용을 줄여주는 것과 회사채 판매 시장의 경색을 막을 수 있는 대책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22일 지적했다.

연준은 이달 들어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양적 완화를 비롯해 기업어음(CP) 매입. 머니마켓뮤추얼펀드 지원 등 2008년 긴급 조치가 다 동원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한 회사채 시장이 안정되지 않는 한 금융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유지된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덕에 기업들의 대출은 크게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실적은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자금 조달은 나날이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추산에 따르면 미국 회사채 시장은 약 9조 달러 규모에 달한다.

무엇보다도 신용등급이 낮은 투기등급 회사채들은 특히 자금경색을 겪을 우려가 있다. 여기에 신용등급이 높은 투자등급 회사채도 등급이 하향조정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한스 미켈슨 미국 투자등급 전략 대표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사례를 참고한다면 연준도 회사채 매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켈슨 대표는 기업 신용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어서 이에 대한 우려를 정부가 덜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켈슨은 연준이 약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등급 회사채를 매입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기업들 신용등급 뚝뚝···"신규 차입 비용 늘어날 수밖에"

니콜라오스 파니지르조글루 JP모건 전략가가 이끄는 리서치팀은 이달 초 이미 투자 노트를 통해 공급망의 훼손과 수요 충격이 이미 기업들의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은 지난 두 달간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의 수가 등급이 오른 기업을 추월하면서 회사채 시장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신용등급의 하락으로 회사채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익도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이미 기업들의 영업이익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용 리스크에 취약한 상황인 것도 상황을 더욱 안 좋게 만들고 있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CP 시장에는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회사채 시장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앞서 제닛 옐런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도 최근 기고를 통해 회사채 매입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고 마켓워치 등은 보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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