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로 '글로벌 리더'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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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3-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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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프랑스·영국 등에 전문 보내…"인류 보건공동체 만들자"

  • 해외 언론 '입' 동원하기도...국제 사회 공감대 형성하려는 행보

  • "미국·EU,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틈타 '글로벌 리더' 위상 높이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유럽 국가 등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등 코로나19를 내세워 외교 외연을 확대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자 인민일보 1면자. [사진=인민일보 캡처]
 

◆중국, 유럽 4개국 위로 전문 보내..."인류 보건공동체 구축하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2일자 1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코로나19 확산 위기에 빠진 프랑스·독일·스페인·세르비아 등 유럽 4개국 지도자들에게 위로 전문을 보낸 사실을 게재하며 중국이 유럽 국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중국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지지해준 프랑스와 사회 각계에 감사의 의사를 표한다"면서 "공공위생안보는 인류가 직면한 공동 도전이다. 중국 역시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와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모든 인류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책임을 함께 지고 있다"며 "중국은 프랑스와 협력해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공중 보건 거버넌스 체제를 개선하고 '인류 보건 공동체'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시 주석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도 독일이 중국에 보낸 지지와 성원에 감사하다면서 "독일이 필요하다면 중국은 힘껏 도와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단결과 협력은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서 중국은 인류 운명공동체라는 이념 하에 독일과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방역, 치료, 백신 연구개발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시 주석은 이날 스페인 국왕인 펠리페 6세와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에게도 "인류는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비슷한 맥락의 위로 전문을 보냈다.

중국은 그동안 유럽 국가는 물론, 확산 피해가 심각한 국가들에도 적극 도와주겠다고 밝혀왔다. 앞서 시 주석은 한국, 이탈리아, 이란 정상에게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위로 전문을 보낸 바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中, 세계 위해 열심히 싸웠다"...해외 언론 '입' 동원해 중국 역할론 강조

중국은 해외 언론을 인용해 중국의 방역 노력이 세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등 '중국 역할론'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언론 보도를 이용해, 국제 사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중국 신화망(新華網)은 해외 언론 및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본토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0명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국제 사회가 중국의 방역 조치를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이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한 노력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빠르게 회복해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화망은 파키스탄 언론지인 데일리파키스탄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힘쓴 결과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에서 신규 확진자가 0명을 기록했다며 "이는 매우 경의로운 결과로, 이를 통해 중국 인민이 도전을 이겨내려는 정신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국가들이 중국이 단 시간 안에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어떻게 승기를 거머쥐었는지를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러시아과학원 산하 극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의 말도 인용해 "바이러스가 발발했을 당시 중국은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해 올바른 선택과 조치로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인민의 생명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삼으면서도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힘썼다고도 높이 평가했다.

터키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 주임 역시 중국의 방역 대응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두 달도 채 안돼 중국은 후베이성뿐만 아니라 전역에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이제는 세계가 '중국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싸우면서 전 세계 추가 확산에 대한 시간을 벌었고 이제는 국가 봉쇄와 백신 개발에 대한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 위생서비스센터에 임시 설치된 검사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외신, "중국, 코로나19라는 기회 활용해 '글로벌 리더' 되려해"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4000여명에 달하는 등 코로나19로 국내 상황이 어려워진 상황을 틈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글로벌 리더'가 되려는 움직임이라고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 등 외신은 분석했다. 

마리나 루드약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중국국제원조 전문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유럽연합(EU)도 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중국이 이 기회를 활용해 국제 사회에서 지위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시에 중국은 코로나19 관련해 역사를 새로 쓰고 싶어한다"며 "초기 대응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국가에 '구세주'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2일 오전(한국시간)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8일 20만명을 돌파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반면 중국은 이날 나흘 만에 본토 신규 확진자가 1명 늘어나고 해외 역유입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실상 종식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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