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삼성·현대·LG, ‘창업주 정신’으로 다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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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3-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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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철 정주영 구인회 선대회장 '사업보국' '인재제일' '도전정신' 강조

  • 코로나19 파장에 이재용 정의선 구광모 등 '위기 극복' 의지 천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왼쪽부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사진=각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직면한 재계가 창업주 정신을 되새겨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이달 창립기념일을 맞은 삼성과 LG, 선대 회장의 기일을 맞은 현대는 그 어느 때보다 경영 환경이 어렵지만, 고난 속에서도 기업 성장과 국가 경제를 이끌었던 창업주의 DNA를 되짚고 있다. 

◆삼성, 창립 82주년 '도전과 초격차'···73주년 맞은 LG '함께 이겨내자'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 창립 82주년을 맞았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지난 1938년 3월 삼성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설립해 현재의 삼성을 일궜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기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하고,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미래 인재를 키우는 '인재제일(人才第一)'을 강조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전'과 '초격차' 전략을 강조하며, 선대회장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미래사업으로 낙점한 퀀텀닷(QD) 디스프레이 투자 상황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된다"며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지난 3일에는 확진자가 발생한 경북 구미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아 "위기를 이겨내고 조만간 마스크 벗고 활짝 웃으며 만나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삼성은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채용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지만, 그룹의 핵심 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10개 조직 51개 직무에서 대규모 경력사원 모집에 돌입하는 등 인재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오는 27일 창립 73주년을 맞는 LG도 위기 극복에 집중하고 있다. LG는 구인회 창업회장이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를 창업하면서 출발했다. 이후 전자, 상사, 소재·부품, 통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2018년 6월 회장에 취임한 뒤 LG를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은 '인화(人和)'로 대표되는 LG의 기업문화와 '국민 생활의 편리'를 강조해온 구 창업회장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LG 계열사들은 기숙사·생활관을 코로나19 치료센터로 내놓는가 하면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구 회장은 '함께 이겨냅시다'라는 제목의 편지와 물품키트를 자가격리 중인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올 초 신년사에서 구 회장은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데 누구보다 앞서가고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따뜻한 기업을 다같이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21일 정주영 19주기 기일···'도전정신' 되살려 

현대그룹은 지난 21일 정주영 명예회장의 19주기 기일을 맞았다. 기일을 하루 앞둔 20일에는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을 비롯해 장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한자리에 모여 제사를 지내고, 현대그룹을 성장시켰던 정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을 기렸다. 정 명예회장은 창조적 기업가 정신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을 설립해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은 코로나19로 1월 중국산 부품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생산차질을 겪었고, 현재 유럽과 미국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고충이 많은 상황인 만큼, 정 명예회장의 도전정신을 다시금 되새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16일 공개한 '내일을 향합니다(넥스트 어웨이츠·Next Awaits)'라는 영상은 정 수석부회장의 이 같은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이 영상은 현대차그룹의 현재부터 정 명예회장의 창업시점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더 나은 가치'를 만들고자 했던 열망과 '끝없는 도전'을 강조한다. 자동차를 수출하기 위해 선박을 건조하면서 한국 조선업이 발전하고, 차량·선박·교량에 쓰일 철을 공급하면서 제철업이 발전하는 등 현대가 한국 경제와 함께 성장한 역사가 담겼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직에 오르며, 현대차그룹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공식화했다. 자동차 산업이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고, 코로나19로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사회 의장을 맡아 주도적으로 회사를 경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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