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싱가포르 일본계 기업, 서프라이 체인 혼란을 우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싱가포르에 생산거점을 둔 기업이 영향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동부 (사진=NNA)]


싱가포르에 생산거점을 둔 일본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서프라이 체인의 혼란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중국인 근로자 확보에 곤란을 겪고 있다. 또한 역내에 입국제한 조치를 도입하는 국가가 늘어, 영업활동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사태가 수습될 조짐이 아직까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서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산업 중 하나다. 정비된 인프라 및 물류망, 아시아 각국 시장과 거리가 가까운 점 등이 매력적이기 떄문에 수많은 일본기업이 싱가포르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적으로 생산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 공장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일본상공회의소(JCCI)가 현지 일본기업을 대상으로 2월에 실시한 조사에는 싱가포르에 공장을 운영중인 기업들로부터 "서프라이 체인에 중국기업의 존재감이 매우 크기 때문에, 향후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으로부터의 원자재 조달이 지체되고 있어, 대체조달을 위해 일본측과 협의중이다"라는 응답이 있었다.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은 싱가포르에서 지게차의 제조·판매와 디젤발전세트의 엔지니어링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 홍보관계자는 NNA에 대해, "싱가포르 공장은 서프라이 체인 혼란의 영향을 적지않게 받고 있다. 조업은 평소대로 하고 있으나, 공급처와 협력해 대책을 강구중이다"라고 밝혔다.

미쓰이(三井)화학은 싱가포르 서부 주롱섬에서 고성능 탄성중합체(elastomer)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 홍보관계자에 의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봐가며 가동일정 등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한다.

일본의 한 기계 제조업체의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의하면, 공장은 여전히 평소대로 가동되고 있으나, 지난해 극심했던 미중 무역 마찰에 더해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겹쳐,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동 현지법인 관계자는 "중국에서 원자재 및 부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서프라이 체인 혼란의 영향을 받고 있다. 경기침체로 공작기계 수요도 감소했으며, 이와 같은 요인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감소량은 밝히지 않았다.

■ 국경봉쇄 대비, 사택 제공
동 현지 법인에 의하면, 더 심각한 것은 공장 근로자의 근무환경이라고 한다. 공장에는 수많은 중국인 노동자가 있으며, 춘제(春節) 등으로 대부분 모국으로 일시 귀국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중국 체류이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 직장으로 복귀하기 전 14일간 자택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가 이 규정을 도입한 직후, 동 현지법인도 많은 중국인 노동자들이 자택격리 대상이 돼, 일시적으로 공장 인원이 대폭 감소했다.

지금은 거의 전원 직장으로 복귀했으나, 중국인 노동자 중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우려해 본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공장 업무는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근로자 감소는 큰 타격이 된다고 한다.

미쓰이화학은 싱가포르 중심부에 있는 오피스 근로자를 2개 팀으로 나눠, 매일 교대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기꼬만 현지법인 기꼬만 싱가포르는 간장 등을 생산하는 제조사다. 이 회사의 공장 노동자 중 일부는 재택근무 중이며, 휴식 및 점심식사에는 시간과 장소 등을 세분화해 감염예방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공장에는 말레이시아 노동자가 절반 가까이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있을 국경봉쇄 및 자택격리에 대비해 싱가포르 내에 사택을 준비하는 것도 강구중이다.

공장 가동상황에 대해서는 비상시 노동자의 근무체제인 업무지속계획(BCP)을 수립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다만 역내 영업활동에 대해 동 관계자는 "연례적으로 지금은 미팅이 많은 시기이나, 아시아 주요국의 입국제한조치 등으로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싱가포르 경기도 침체되고 있어 향후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제트로) 싱가포르 사무소의 후지에 히데키(藤江秀樹) 대리는 "싱가포르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더라도 지역총괄 거점으로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지역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도 있으며, 중국공장에서 공급된 부품, 소재 등을 동남아시아 각국에 판매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기업들이 "중국공장 조업을 장기적으로 축소하지 않으면 안될 경우, 고객들에 대한 제품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사업에 영향을 받는다"는 목소리가 많아졌다고 한다.

CIMB 프라이빗 뱅킹의 손센웅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서프라이 체인의 혼란이 싱가포르 제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의존도가 높고, 소국개방경제인 싱가포르는 서프라이 체인 혼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중국, 일본, 한국으로 이어지는 서프라이 체인 혼란은 특히 싱가포르 제조업의 약 4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하이테크 산업을 중심으로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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