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곧 호황]① 기댈 곳은 로또 뿐...'작년 최고 판매액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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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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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고 기록한 2018년 판매 대비 8.8% 더 증가

  • 기재부 "로또 판매와 경기의 연관 관계 불명확"

로또에는 불황이 없다. 되레 불황에 더 호황이다. 로또 판매액은 역대 최고 판매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17일 기획재정부와 복권 수탁 사업자인 동행복권에 따르면 2019년 로또복권 판매액은 4조3181억원이다. 지난해 매일 118억3000만원어치가 팔린 셈이다.

이는 역대 최고를 기록한 2018년(3조9687억원)보다 8.8% 늘어난 규모다. 1년 만에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로또는 2002년 하반기 세상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듬해인 2003년 3조8242억원이 팔렸다. 그해 4월 12일 당첨금 이월로 1등 당첨자 한 명이 사상 최고인 407억2000만원을 가져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로또 '광풍'이 일었다. 동시에 사행성 논란도 일었다. 당첨금 400억원대는 직장인이 평생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도 벌 수 없는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한 방'이라는 식으로 로또에 거금을 쏟는 사람이 늘자 정부는 당첨금 이월 횟수를 줄였다. 2004년에는 한 게임당 가격을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다.
 

작년 한 해 로또복권이 4조원 가까이 팔리며 '인생 역전'을 꿈꿨던 이들이 지금껏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거액 당첨이 줄자 판매액이 줄기 시작했다. 2007년 들어서는 2조2677억원까지 판매금이 급감했다. 이후 판매는 다시 늘어 2018년에는 역대 최고인 2003년 판매 기록을 깼다.

지난해 로또를 한 번이라도 산 사람은 10명 중 6명이었다. 기재부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로또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이의 비율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62.4%다.

전체 인구에 이 비율을 대입해보면 1인당 13만4000원어치를 샀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성년자는 구매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성인 1인당 구매 횟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로또라고 해서 모두 거액이 당첨되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복불복'이다.

지난해 52번의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된 사람은 총 507명이다. 이들의 당첨금 합계는 1조420억원이다.

1인당 당첨금의 편차는 상당히 컸다. 861회(6월 1일 추첨) 당첨자 4명은 각각 48억7000만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876회(9월 14일 추첨) 1등 당첨자는 19명이나 나오면서 1인당 당첨금액이 10억9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로또 당첨금에도 세금이 붙는다. 3억원 이하까지는 22%, 3억원 초과분은 33%다. 세금을 제하면 19명이 각각 손에 쥔 당첨금은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매매순서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인 9억1216만원에도 못 미친다.

일반적으로 복권은 경기가 하강할수록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으로 여겨진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판매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잠정치)로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로또 판매와 경기의 연관 관계를 찾을 수 없다"며 "지난해 로또 판매점이 늘어나고 인터넷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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