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기준금리 0.5%p 전격 인하, 글로벌 중앙은행들 총공세 나섰지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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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3-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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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시 금통위 열어 사상 첫 0%대 금리 결정…국제 공조에 동참

  • 일본·호주 양적 완화 쏟아내고도 전 세계 주식 연일 추락 냉랭

  • 전문가들 "다 쏟아냈는데 다음은 뭐냐?"…의구심이 불확실 더 키워

한국은행이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 포인트(p) 전격 인하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에 들어섰다.

한은의 긴급 대책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동시다발적인 부양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5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무려 1%p 내린다고 깜짝 발표했다.

연준에 이어 뉴질랜드, 홍콩, 일본 등 중앙은행의 부양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요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당장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증시 선물이 급락했고, 우리나라도 3%대의 추가 하락을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도 줄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불과 사흘 앞둔 15일 긴급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0~0.25%까지 낮아졌다. 지난 3일 0.5%p 인하분을 고려하면 무려 2주 만에 기준금리가 1.5%p나 낮아졌다. 뉴질랜드가 기준금리를 0.75%p 내리고, 홍콩도 1.50%에서 0.86%로 낮췄다.

유동성 주입을 위한 각종 자산 매입 정책도 쏟아졌다. 연준은 7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에 나섰다. 호주중앙은행(RBA)도 국채를 매입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RBA는 현재 1개월물과 3개월물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운영을 시행하고 있다. 오는 19일에 추가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주요 6개 중앙은행은 달러화 유동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내 달러 유동성 확보 대책을 내놨다.

16일 일본은행(BOJ)도 합류했다. BOJ는 애초 18~19일 예정인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앞당겨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2배로 늘리는 내용을 포함한 자산매입 확대 조치를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현행 -0.1%를 유지했다.

이처럼 중앙은행들이 대책을 쏟아냈지만, 미증유의 대응들이 되레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부추겼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까워졌다는 비관적 전망과 추후 대책이 충분치 않다는 우려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6.58포인트(3.19%) 하락한 1714.86으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0월 6일(1710.32) 이후 8년 5개월여 만의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9.49포인트(3.72%) 내린 504.51로 종료했다. 지수는 한때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장 후반에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본 증시 간판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2.46%(429.01포인트) 하락한 1만7002.04에 장을 마쳤다. 2016년 11월 9일 이후 최저치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98.17포인트(3.4%) 폭락한 2789.25로 장을 마감했다.

셀레나 링 OCBC은행 채권리서치 부문장은 "연준을 비롯한 다른 중앙은행들에서 예상치 못한 정책이 나올수록 투자자들은 혹시 (중앙은행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되고,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은 통화당국자들이 내놓는 완화 정책의 효과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상황이 여기서 더 악화되면 연준이 쓸 카드가 별로 없는 게 문제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는 미국의 상황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전략가는 "연준은 이번 조치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수단을 동원했으며,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줬다"면서 "그렇다면 만약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어떤 대책이 있냐는 질문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미 이런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며, 정부가 재정 정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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