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서브프라임 사태 재현? MBS 수요 줄며 모기지금리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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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3-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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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인하에도 모기지 금리 크게 올라

  • 전문가들 "연준이 나서야 더 큰 파국 막아"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연준의 경기부양 정책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통 미국의 모기지 금리는 미국 10년물 국채의 금리와 연동된다. 때문에 지난 2월만 하더라도 모기지 금리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주택 가격을 밀어올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미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시장 내에서 주택담보부대출증권(MBS) 구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모기지 금리도 따라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무려 7조 5000억 달러 규모의 MBS 시장의 유동성에 있어서 이상 신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달 초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를 인하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기 위해 일제히 리파이낸싱에 나섰다. 재대출이 늘어나면서 MBS의 규모도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둔화의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 내 MBS 수요는 줄었다. 시장 중개인 역활을 했던 은행과 에이전시 역시 MBS를 사들이기를 꺼려하고 있다. 
 
한 은행 신용전략가는 FT에 “MBS 시장의 유동성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게 악화할 수 있다"면서 “시장은 만약 개입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MBS와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불과 한달 전에 비해 2배 증가한 1.5% 포인트로 뛰어올랐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넓게 벌어진 것이라고 블룸버그 데이터를 인용해 외신은 전했다. 

30년 고정 모기지 이율은 지난 13일에는 4.12%까지 튀어 올랐다. 이는 3월 초 3.55%에 비해 급등한 것이며, 지난 2019년 6월이후 최고치다. 
 
이처럼 모기지 금리가 오를 경우 연준의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왜냐면 정책 금리의 인하가 모기지 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소비자들의 주택 구매 여력은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우스스트리트 증권의 대표인 짐 타바치는 “예전과 같다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이들을 사들였겠지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딜러와 은행들이 시장 유통을 관할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MBS 구매를 꺼리고 있다. 만약 이들이 구매를 중단한다면, 모기지 금리는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법은 연준이 직접 개입해 MBS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타바치는 지적했다. 
 
핌코 자산운용은 역시 지난 13일 블로그는 통해 "( MBS와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의 확대가 보여주는) 시장의 압력은 통화 정책의 파급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금융상황 개선을 위해서라면 연준은 MBS를 비롯한 자산 매입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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