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롯데 대규모 구조조정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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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0-03-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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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하이마트, 9~16일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실시

  • 실적 악화에 따른 고육책…실질적으로는 유통업 침체에 따른 대규모 조직개편 시작이라는 분석

롯데하이마트 매장 내부 전경. [사진=롯데하이마트]

전자제품 전문 매장 롯데하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연차가 높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발적 희망퇴직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번 희망퇴직이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밝힌 롯데쇼핑 계열사 전반에 걸친 대규모 구조조정의 도화선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9~16일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고 지난 4일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대상은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대리부터 부장급 직원이며, 이에 부합하는 인력은 80명 정도 대부분 현장직으로 알려졌다.

롯데하이마트는 희망퇴직을 하는 직원에게 법정 퇴직금을 비롯해 월급 24개월분 희망퇴직 위로금, 1200만원 규모의 창업 및 재취업 지원금을 지급키로 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전적으로 자발적 의지를 갖고 요청하는 직원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때문에 25년 이상 근무, 50세 이상 직원이라는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는 아마도 지점장 직책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롯데하이마트가 창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에 나서는 것은 최근 실적 악화에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의 지난 2019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1.1%나 급감했으며, 매출도 2.1% 줄었다. 가장 최근 분기인 작년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2.9%까지 감소하기도 했다.

특히 이미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내로 전국 매장 약 460개 매장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11개 매장을 폐점하고, 매장 21곳은 이전·통폐합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희망퇴직은 이에 따른 후속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롯데하이마트의 인력 조정이 단순히 수익 개선 측면 때문만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수년간 오프라인 유통 매장은 온라인 시장의 약진에 꾸준히 밀리고 있고, 장기적인 내수 침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롯데하이마트의 이 같은 결정은 롯데쇼핑 계열사 전반으로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13일 롯데쇼핑은 현재 운영 중인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곳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쇼핑은 당시 정리되는 매장 인력은 다른 점포로 다시 배치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해명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시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는 "롯데 측의 개선안은 해고통지나 다름없다. 회사는 인력 재배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를 믿는 직원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희망퇴직 등 사실상의 해고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오프라인 매장 200개 점포에 대해 연내 폐쇄를 공식화한 점도 구조조정 확산 전망에 힘을 싣는 요소다.

신 회장은 이달 5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實) 점포에서의 성공체험을 모두 버리겠다"며 유통 사업에서의 역대 최대 규모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주력 사업인 국내 대형 마트(슈퍼), 양판점(전문점), 백화점 중 채산성이 없는 약 20%, 총 200개 점포를 연내 폐쇄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세웠다. 세부적으로 슈퍼는 536곳 가운데 대형점 중심으로 20%, 양판점은 591곳 중 20%, 백화점은 71곳 중 5곳이 폐쇄 대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 측이 인력 재배치, 매장 이동 등을 통해 조직 개편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일할 곳이 감소하는데 근무자 모두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특히 최근 신동빈 회장이 밝힌 대로 연내 폐쇄 조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 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침체되고 있는 유통업계 특성상 이직이 자유롭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롯데하이마트 사례처럼 고연차 직원을 우선순위로 한 나쁘지 않은 조건의 희망퇴직 형태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롯데하이마트의 희망퇴직 상황 흐름은 향후 롯데 계열사는 물론, 오프라인 유통 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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