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미훈련 연기' 남북관계에 기회될까…통일부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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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2-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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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결정, 남북관계에는…"

  • 공중보건 관점에서 이뤄진 결정, 영향력 크지 않을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여파로 내달 예정됐던 한·미연합훈련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었다. 이 때문에 한·미연합훈련 무기한 연기가 경색 국면에 직면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정작 우리 정부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는 남북, 북·미 관계에 기회’라는 관측에 말을 아끼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 말 아끼는 이유는? “코로나19 영향 연기라…”

통일부는 북한의 무력도발과 북·미 대화 재개, 남북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한·미군사훈련 연기 결정에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28일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한·미연합훈련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조 부대변인은 “이번 한·미연합훈련 연기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한미 간 협의로 연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남북관계 관련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미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훈련 연기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안전·보건문제로 불가피하게 결정한 사항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전날 통일부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연합훈련 연기 결정에 대해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연기 결정임을 언급했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도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훈련 중단 결정은 순전히 ‘공중보건’이란 관점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기 결정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김 교수는 “(북·미 간) 긴장을 완화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한·미연합훈련 연기’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에 북·미 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본 듯 하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래 북·미 간 긴장 상황을 막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추운 겨울에는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따뜻한 봄이 되면 미사일 시험을 재개한다고 부연했다.
 

2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계류되어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한·미훈련’ 무기한 연기, 한반도 비핵화 대화 재개에 기회일까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를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3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감염병이 한·미연합훈련 일정에 영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는 당초 오는 3월 9일부터 2주간 전반기 연합지휘소연습(CPX)을 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훈련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재기 시점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앞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9·18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이를 맹비난하고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남북은 물론 북·미 관계 개선의 물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20 평창평화포럼’ 특별세션‘ 한국전쟁 발발 70년 특별대화’의 연사로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 대화를 위해선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육감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를 위해선 기존의 합의사항에 관한 이행작업이 필요하다”며 오는 3~4월로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이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이 꼬집은 바 있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은 한·미가 북한에 전하는 ‘비핵화 상응 조치’의 메시지 중 하나라는 의미다. 또 북한이 원하는 것 중 일부를 진행하면서 북한을 북·미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도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남북, 북·미 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망의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한·미연합훈련 실시 여부에 상당히 신경을 쓸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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