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한국인 강제격리' 우려 속 "차별하지 않겠다"는 中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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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2-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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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쑤성 옌청시 "韓 코로나19 사태, 전 세계 공동 책임"...모든 입국자 동등 대우

  • 싱하이밍 中대사 "한국인만 격리한 거 아냐…이해해달라"

  • 中관영언론 "코로나19 한국발 역유입 통제, 배은망덕 아냐"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옌청의 시민과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방역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을 차별하지 않겠다."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장쑤성 옌청시가 한국인을 포함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과정에서 한국인은 물론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할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중국 일부 도시에서 한국발(發) 입국자를 강제 격리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서다. 
 

[사진=웨이보]


25일 국제재선(國際在線·CRI) 등 관영 매체에 따르면 옌청시 정부는 이날 밤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를 통해 "한국에 코로나19가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하는 것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공동 책임"이라면서 한국인을 차별대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옌청시는 모든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입국 검사를 받고 건강상태 체크, 개인정보 등록 등을 거쳐 거주지로 돌아간 뒤 자가 격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해 통보하도록 했다. 만약 한국인이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옌청 시민들과 차별없이 집중 치료를 받게 된다. 별다른 강제 격리 조치는 없다. 

옌청시 정부는 "한국과 옌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 교류가 활발하다"면서 "옌청에서 둥지를 틀고 있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한국 기업은 이미 옌청의 경제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옌청은 기아자동차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있는 옌청은 한·중 교류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중국 도시 중 하나다.

옌청시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울 때 한국이 적극 도와줬다는 점도 언급했다. 인천과 남원 등에서 옌청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현대기아,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기업들도 의료용 마스크 40만개, 각종 방호용품 1만여점을 기증했다면서 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중국 일부 도시에서 한국인에 대한 방역을 바짝 강화하고 강제 격리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장쑤(江蘇)성 난징(南京) 등에서 한국발 입국자가 우리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격리돼 한국인 교민 사회에 불안이 확산됐다.  

이에 우리나라 외교부는 26일 중국 측에 항의하기 위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사실상 초치하기도 했다. 싱 대사는 "일부 지방정부에서 하는 조치는 한국 국민들에 상대해서 하는 게 아니다. (격리된 이들 중에는) 중국 국민도 많다. 양해하고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통제 강화된 베이징 한인 밀집지 왕징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 언론들도 산둥성 등 일부 지역이 한국발 승객의 방역을 강화한 것과 관련해 중국 지방정부의 한국발 역유입 통제 조치는 배은망덕한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일본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중국의 일부 지역은 25일부터 경계심을 높이고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등 엄격한 입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터넷상에서 코로나19 초기 단계에 도움과 지지를 준 한국과 일본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하는 것은 배은망덕이라는 논란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처가 실용적이자 과학적이고, 책임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에서 다시 확진자가 늘어난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세계의 코로나19와의 싸움이 교착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장도 산둥성 등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배은망덕한 사고방식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후 편집장은 "한국과 일본의 확진자 수는 후베이성 외 중국 지역의 감염자 수보다 훨씬 많다. 3~4주 전 저장성과 광둥성 상황을 보는 것 같다. 당시 지역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는 이동을 제한하고 14일간 격리 조치를 취했다"면서 따라서 한국인과 일본인은 물론, 국가 상관없이 중국에 오면 14일간 격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후 편집장은 "우리는 지금 한국과 같은 처지"라면서도 "한국으로부터 이 전염병이 역확산하는 것을 엄격히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중국이 제공한 교훈과 방역 경험을 참고할 것을 제시하면서 "(우리는) 한국에 도움을 주길 원한다. 양국이 손잡고 고난을 함께 헤쳐나가길 바란다"고도 부연했다.
 

중국의 한 도시내 아파트 단지 내 '한국, 일본 입국자 출입금지'라고 쓰여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실제로 최근 중국 내에선 코리아포비아(한국 기피)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인들이 아파트 단지 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지 앞에 커다란 현수막을 내걸거나, 한국인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소리 지르는 중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기준 확진자가 총 1146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모두 1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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