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 '조원태 지지'···우군 델타항공도 지분 11%로 늘려

김지윤 기자입력 : 2020-02-24 16:08
임직원들 자발적 '10주 사기 운동' 돌입 델타한공 지분 추가 취득···605만8751주 정기 주총 이후 경영권 분쟁 대비한듯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을 포함한 3자연합(KCGI·반도건설) 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조 회장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재계와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직원들은 '주식 10주 사기 운동'에 나선 가운데 우군인 델타항공은 지분을 11%로 늘렸다.

최근 대한항공 사내 익명게시판 '소통광장'에는 내달 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식 10주 사기 운동 동참을 제안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진칼 주식 10주 사기 운동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나도 주주다'라는 작성자는 "조 회장의 한진칼 우호지분과 3자 연합의 지분 비율이 38.26%대 37.08%"라며 "적당히 차익이나 챙겨서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려는 투기꾼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런 정도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오로지 차익 실현이 목적인 투기 세력, 유휴자금 활용처를 찾던 건설사, 상속세도 못 낼 형편이었던 전 임원. 이들의 공통 분모는 그저 돈, 돈일 뿐"이라며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 회사에 오면 돈이 된다면 사람을 자르고 투자를 줄이고, 미래 준비고 뭐고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작성자는 "우리 직원들도 한진칼 주식을 단 10주씩이라도 사서 보탬이 되자"며 "우리 국민이 국제통화기금(IMF) 당시에 금 모으기 운동으로 나라 구하기에 동참했던 것처럼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글에 많은 직원들이 공감하며 한진칼 주식 사기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말 주주명부가 폐쇄된 터라 이들이 주식을 매입하더라도 매입 지분은 내달 예정된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제안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그만큼 회사 내부에 조 전 부사장과 투기 세력에 대한 반감이 팽배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내부 분위기는 조 회장쪽으로 상당히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미 대한항공, (주)한진, 한국공항 등 주력 계열사들의 노조들은 지난 17일 3자 연합을 비판하며 조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21일에는 상무 이상의 임원을 지내고 퇴직한 전직임원 500여명이 조 회장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성명을 발표했다.

직원들의 지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 회장의 대표적 우군인 미국 델타항공도 한진칼 지분을 11%로 늘렸다. 델타항공은 24일 공시를 통해 한진칼의 주식을 장내 매수로 추가 취득해 지분율이 종전 10.00%에서 11.00%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지난 20일과 21일 한진칼 주식 59만1704주를 추가 매입했으며 이에 따라 보유한 주식은 총 605만8751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델타항공의 이번 추가 지분 매입으로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38.25%가 됐다. 조 회장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총수 일가의 지분(22.45%)에 델타항공(11%)과 카카오(1%) 지분을 합치면 34.45%다. 여기에 조 회장 지지 가능성이 높은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0%)을 합치면 38.25%가 된다.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을 비롯,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 계열사들(13.30%)을 더해 총 37.08%를 확보했다.

다만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다음 달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어 양측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조 회장 33.45%, 3자 연합 31.98%다.

추가 확보한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정기 주총 이후에 임시 주총을 새로 열어야 한다. 이에 따라 양측의 지분 매입은 정기 주총 이후 계속될 경영권 분쟁에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추가 확보한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정기 주총 이후에 임시 주총을 새로 열어야 한다. 이에 따라 양측의 지분 매입은 정기 주총 이후 계속될 경영권 분쟁 장기화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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